항암제로 인한 난소 파괴와 이에 따른 불임이 난자줄기세포 이식으로도 회복되기 어렵다는 새로운 연구결과가 나왔다. 줄기세포를 이용한 불임 치료 가능성을 제기한 최근의 해외 연구결과를 반박하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건국대학교 동물생명공학과 김진회 교수와 경남과학기술대학교 간호학과 민계식 교수 연구팀은 항암제 처리로 인해 생식세포가 사멸된 난소에 줄기세포의 일종인 원시난모세포(난자의 근원이 되는 세포)를 이식한 결과, 증식하지 못하고 완전히 소멸해 항암제가 난자줄기세포 발달에 치명적이라는 사실을 규명했다고 11일(이하 현지시간) 밝혔다.
연구팀은 항암제 투여가 내부 생식세포를 죽이는 것은 물론 외부에서 이식된 생식세포까지 죽임으로써 영구 불임을 야기하며, 항암제에 노출된 난소는 난자세포의 발달을 지지하는 환경을 제공할 수 없어 영구 불임을 유발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여겨진다고 전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암 치료 전 난소에서 성체줄기세포를 뽑아내 난자줄기세포를 분리해 저장하고, 암 치료 후 이들 줄기세포를 다시 난소에 이식하면 정상인과 동일한 난자의 성숙과 배란이 가능할 것이라는 최근의 해외연구결과를 반박하는 것이다.
현재까지 보고된 항암제는 대부분 생식세포 파괴라는 부작용을 안고 있다. 소아암 완치자의 약 20% 정도는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 경험을 앓고 있으며, 그 대표적인 사례가 항암치료에 따른 불임을 들 수 있다.
해당 연구는 항암제로 인한 영구 불임을 극복할 수 있는 새로운 암 치료제 개발과 기존 항암제에 의한 불임 부작용 방지대안의 필요성을 제시했다는데 의의가 있다.
이번 연구결과는 농촌진흥청 '우장춘 프로젝트'의 지원으로 이뤄졌으며, 세계적 과학저널 '네이처'지의 자매지인 '사이언티픽 리포트' 온라인 판 8일자에 게재됐다.
ys8584@fnnews.com 김영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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