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철도공사(코레일)의 대규모 출자 회사 중 40% 이상이 적자를 기록하는 등 수익성과가 부진하다. 주요 민자역사 중 절반 이상이 수익을 거두지 못해 코레일의 수익창출 능력에 의구심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높다.
특히 최근 파산위기에 놓인 서울 용산개발 사업과 관련된 프로젝트금융투자회사(PFV) 출자에 대한 공시는 제외돼 투명성에 대한 지적도 제기된다.
17일 공공기관 경영정보시스템 알리오에 따르면 코레일이 투자 및 출자한 회사 22개 중 2011회계연도 한국채택 국제회계기준(K-IFRS) 연결기준 순손실을 기록한 회사는 9개사로 전체의 40.91%를 차지했다.
민간기업 등의 자본으로 건설된 철도역 혹은 전철역인 민자역사의 경우 11개 중 6개(54.55%) 역사가 수익을 거두지 못했다.
현대아이파크몰, 평택역사, 동인천역사, 신세계의정부역사, 산본역사는 순손실을 기록했다.
코레일의 투자 및 출자회사는 '자회사'와 '출자회사'로 구분된다. 자회사는 50% 이상 지분을 소유했거나, 30% 이상 지분을 소유하고 임원임면권 등 실질지배력을 가진 회사를 의미한다. 출자회사는 코레일 측이 1% 이상 지분을 소유한 회사로 취득가액 기준 상위 15개 정도 공시할 수 있다.
코레일이 추진했던 민자역사 개발사업이 시작부터 삐걱대는 곳이 있는가 하면 완공 후에도 제대로 실적을 거두지 못한 사례가 다수였다.
코레일의 출자 지분이 26.32%인 산본역사의 경우 2011 회계연도 연결기준 순손실액이 수억원대를 기록하며 적자를 이어가고 있다.
서울 용산역과 연결된 현대아이파크몰도 지배회사는 현대산업개발이지만 코레일의 지분 규모는 10.01%였다. 그러나 현대아이파크몰의 같은 시기 순손실 규모는 165억원으로 집계됐다.
코레일 지분이 27.55%인 신세계의정부역사는 기대를 모았지만 15억원의 순손실을 보였다.
창동 민자역사의 경우 시공사가 세번째 변경됐고 시행사 임직원은 횡령·배임 혐의로 구속되는 등 잡음이 끊이지 않았다.
이들 역사에 대해 코레일 측은 지분 청산 및 매각 절차에 들어간 상황이다.
이외에 물류회사인 코레일의 자회사 코레일로지스와 출자회사 대구복합화물터미널도 수억원대 순손실을 기록했다. 그러나 신촌역사, 한화역사, 부천역사, 수원애경역사, 롯데역사 등은 수십억원 내지 수백억원대 순이익을 거두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배당수익 확보와 출자지분 가치 상승을 목적으로 현금 출자했던 코레일의 취지와 달리 민자역사에서 결과는 비교적 좋지 않았다"며 "이번 용산개발 사업에서와 같이 코레일 측의 사업역량을 여실히 보여주는 사례"라고 말했다.
한편 공기업 공시 대상 요건 가운데 타법인 출자 현황의 경우 전반적으로 정보공개가 제한적이라는 지적이다.
법인별로 구분해 모든 자회사와 출자규모 기준 상위 15개의 출자회사만 공시해야 하고 이번에 문제가 됐던 드림허브프로젝트금융투자 등 PFV, 특수목적회사(SPC), 투자조합, 페이퍼컴퍼니 등과 관련된 공시는 제외됐기 때문이다.
hjkim01@fnnews.com 김학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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