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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IT 기업들은 사옥 신축에 근무환경 개선중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3.04.01 16:14

수정 2013.04.01 16:14

【 로스앤젤레스=강일선 특파원】 미국 실리콘 밸리에 있는 정보기술(IT)업체들이 대규모 사옥 신축을 계기로 직원들의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근무환경 개선에 주력하고 있다고 경제전문방송인 CNBC가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애플과 구글, 페이스북 등 대표적인 IT기업들은 '대침체(Great Recession)'에서 조속히 벗어나기 위해 직원들의 사기를 진작하고 작업환경을 바꾸는 등 분위기 쇄신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애플은 우주선 모양의 최첨단 본사 사옥을 신축하면서 엔지니어들이 산책할 수 있도록 수목원까지 마련했다. 페이스북은 본사의 주통로에 바베큐와 스시집, 자전거 매장까지 두는 등 직원들에게 세심한 배려를 하고 있다.

야후의 신임 최고경영자(CEO)인 마리사 메이어는 재택근무를 금지하도록 했으며 직장 출근을 독려하기 위해 무료 급식과 마사지, 운동시설까지 제공하겠다고 공언했다.


테크기업들이 직원들에게 유난히 신경을 많이 쓰는 것은 작업능률과 생산성을 높이는 것이 주된 목적이다.

새너제이에 본사를 둔 건축 디자인 업체인 겐슬러의 케빈 섀퍼는 "최근 테크 기업들이 작업 환경에 활력소를 불어 넣기 위해 애쓰고 있다"며 "이들은 사육장과 같은 기존의 사무실 공간을 지양하고 재능을 발휘할 수 있도록 각종 시설에 투자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실리콘밸리에선 본사 신축이나 증축 공사가 한창이다. 사옥을 짓거나 확장하는 업체는 이베이와 인텔, 링크드인, 마이크로소프트(MS), 넷플릭스, 엔비디아, 오라클 등이다. 애플의 신사옥은 규모가 70.4㏊로 세계에서 가장 큰 작업공간을 자랑한다.

새 건물들의 외형을 보면 건축 디자인이 빼어나고 친환경적으로 지어지고 있다. 또 내부에는 탁구대나 레고 조립장, 게임 아케이드, 무료 미용실 등 체력단련 및 정신건강을 위한 다양한 시설들이 갖춰져 있다.

하지만 일부 비평가들은 작업 환경을 개선하려는 시도는 좋지만 지나치게 화려한 사옥 건축에 과도한 비용을 지출하는 것은 엄청난 낭비라고 비판한다.


인적자원 컨설팅업체인 미래재능연구소의 케빈 휠러 대표는 "20, 30대 직원들의 경우 자신들의 방식에 따라 일할 수 있는 능력이 있고 높은 생산성을 갖고 있다"며 "모든 사람들을 특정 시간대에 한 자리에서 일 할 수 있도록 인위적인 구조를 만드는 것은 어리석은 짓"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야후의 경우 재택근무자들이 나태해 질 수 있다는 우려감 때문에 모든 직원들에 대해 출근할 것을 요구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야후는 머지 않아 그러한 규제를 완화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휠러 대표는 지금 짓고 있는 초대형 사옥들은 앞으로 10년 뒤엔 효용성이 떨어지게 될 것이며 그 때에 가선 직원들이 신축적으로 편리한 시간에 회사에 출근해 미팅을 가질 수 있는 소규모 작업장들이 더 필요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kis@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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