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전국

해운대 현대아이파크 주민 사생활 침해 소송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3.04.03 17:38

수정 2013.04.03 17:38

부산 해운대구 마린시티의 초고층 주상복합아파트 현대아이파크 주민들이 최근 인근에 개관한 특급호텔 '파크 하얏트 부산' 때문에 사생활 침해를 받고 있다며 소송을 제기해 결과가 주목된다.

3일 현대아이파크 입주자로 구성된 비상대책위원회에 따르면 입주민 13명은 최근 시공사인 현대산업개발㈜을 상대로 특급호텔 '파크 하얏트 부산'과 너무 가까워 사생활 침해가 이만저만이 아니라며 부산지법 동부지원에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했다. 또 다른 입주민 수십 명도 같은 소송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주민들은 "현대산업개발이 현대아이파크를 분양할 때와 다르게 '파크 하얏트 부산'을 신축하는 바람에 조망권을 잃었을 뿐 아니라 통유리 외벽인 두 건물이 20m 안팎으로 가까워져 내부가 훤히 들여다보이는 등 사생활을 침해 당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이에 따라 조망권이 반영된 분양가를 돌려주거나 계약을 무효화해야 한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현대아이파크 T1빌딩 36층에 거주하는 한 주민은 "밤에 거실에서 일반 디지털 카메라로 촬영한 사진을 보니 호텔 화장실에서 용변을 보는 장면까지 적나라하게 찍힐 정도"라면서 "호텔의 객실도 그대로 노출돼 자녀교육에도 악영향을 끼친다"고 호소했다.

T2빌딩 40층에 거주하는 주민도 "안방에서 휴대폰 카메라로 찍은 사진에는 레스토랑 등의 내부가 바로 앞에 있는 것처럼 보이는 데다 호텔 고객이 복도에서 현대아이파크 쪽을 바라보는 모습도 고스란히 포착될 정도"라고 밝혔다.


입주민들은 거실 창문에 사생활 침해를 호소하는 플래카드를 내걸고 대책마련을 호소하고 있다. '뭘 쳐다봐'라고 적은 플래카드를 붙인 한 주민은 "호텔 손님들이 자꾸 쳐다봐서 옷도 제대로 갈아입을 수 없는 실정"이라며 "시공사가 우선 내부가 보이지 않는 특수 필름 코팅이라도 해줘야 할 것 아니냐"고 하소연했다.


이들 주민은 "수험생인 딸을 두고 있는데 오죽했으면 집에 '섹스 금지'라는 플래카드까지 걸었겠느냐"면서 "대기업이 돈벌이에 급급하고 입주민의 사생활 침해에는 모르쇠로 일관하는 게 말이 되느냐"고 분통을 터트렸다.

노주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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