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사로운 봄 햇살이 정겹게 느껴지는 요즘이다. 남녘에선 지금 봄꽃의 향연이 한창이다. 어디론가 훌쩍 떠나고 싶은 마음 간절하다. 하지만 시간 내기가 만만치 않다. 이럴 때 요긴하게 활용할 수 있는 것이 각 지자체가 운영하는 시티투어 프로그램이다. 한국관광공사가 부산, 울산, 전남 목포, 강원 속초, 인천 등 전국 5개 지역의 시티투어를 소개했다. '착한' 가격에 즐길 수 있는 시티투어 버스를 타고 봄내음 가득한 그곳으로 떠나보자.
■"부산 여행 한방에" 부산 시티투어
부산은 전국에서도 사계절 여행자들로 북적이는 도시로 손꼽힌다. 오랜 세월 부산 바다를 지켜온 태종대와 영도등대, 도심 한가운데 자리한 차이나타운, 낙동강이 바다와 만나는 을숙도 하굿둑, 삶이 담긴 자갈치시장 등 볼거리·즐길거리가 넘쳐나기 때문.
이를 한꺼번에 효율적으로 돌아보려면 부산 여행의 충실한 안내자 시티투어 버스를 이용하는 것이 가장 좋다. 시티투어는 월요일을 제외하고 매일 아침 9시30분부터 오후 5시까지 30분 간격으로 태종대 방향과 해운대 방향을 오가는 순환형 시티투어. 반나절 테마 여행으로 운행하는 역사문화탐방 코스·해동용궁사 코스·을숙도 자연생태 코스·야경 코스 등이 마련돼 있다. 반나절 테마 여행 코스에 참가하려면 반드시 예약을 해야 한다. (051)464-9898
■봄바람 맞으며 목포 시티투어
시티투어 버스를 타고 돌아보는 목포 여행은 '근대사' '유달산' '바다' 이 세 단어로 요약된다. 출발에서부터 마지막까지 동행하며 목포의 숨은 이야기를 들려주는 문화해설사는 친한 길동무와 같다. 자세한 해설과 함께 목포근대역사관에서는 지난 1920년대 목포의 자취를 뒤돌아보고 국도 1, 2호선 기점 및 옛 일본영사관도 둘러본다.
유달산은 이순신 장군과 노적봉, 삼학도의 세 처녀 전설, '목포의 눈물'을 부른 가수 이난영의 생애를 만나는 이야기 길이다. 고하도와 목포대교가 한눈에 들어오는 유달유원지, 갓바위 해상보행교에서는 남도 바다의 봄을 제대로 느껴볼 수 있다. 이어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를 둘러본 뒤 목포종합수산시장으로 향하면 포구에 길게 늘어선 어선들과 '목포 5미(味)' 중 하나로 꼽히는 홍어가 여행객을 반긴다. (061)270-8430
■버스 타고 인천의 과거 속으로
인천 시티투어의 키워드는 '역사'와 '길'이다. 한국이민사박물관에선 우리나라 이민의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고, 송도국제도시에선 인천의 과거와 현재, 미래가 한자리에 펼쳐진다. 인천항과 경인 아라뱃길은 바다에서 뭍으로 이어진 길이고, 인천국제공항은 하늘길을 대표한다. 아울러 인천대교는 바다 위 다리로 된 길이며, 시티투어의 출발점인 인천역은 우리나라 최초의 철길인 경인선의 종점이다. 봄기운이 물씬 느껴지는 을왕리 해수욕장에서 점심을 먹고 비행기가 이·착륙하는 인천국제공항 전망대를 가보는 것도 좋다. 재미있는 스토리를 곁들인 문화해설사의 설명을 들으며 진행되는 인천 시티투어의 총 소요시간은 5시간30분. 마지막 코스는 알뜰한 쇼핑이 가능한 신포국제시장과 인천종합어시장이다. (032)772-4000
■"떠나자 고래 잡으러" 울산투어
산업도시 이미지가 강한 곳, 바로 울산이다. 현대자동차 공장을 비롯한 현대중공업, SK에너지 울산 콤플렉스 등 굵직굵직한 산업시설이 자리해 있기 때문.
그러나 이것이 울산의 전부는 아니다. 울산은 숨겨진 보석처럼 빛나는 관광지를 품은 도시이기도 하다. 이곳의 시티투어는 숨겨진 울산의 관광지를 찾아가는 데 그 매력이 있다. 12개 정기 투어로 이뤄진 울산 시티투어는 요일이나 이용하는 차량에 따라 코스가 다르기 때문에 여행객 입장에선 그만큼 선택의 폭이 넓다. 그중에서도 외고산 옹기마을을 비롯해 간절곶, 명선교 등을 돌아보는 간절곶 해안2코스와 장생포 고래박물관·신화마을·반구대 암각화 등을 돌아보는 일정이 가장 인기가 높다. (052)700-0052
■'바닷가 도심 속 보물' 속초
'바다!' 하면 무심결에 떠올리는 곳, 속초다. 설악산과 동해의 웅장함, 그 품 안에 꼭꼭 숨어있는 속초관광수산시장과 속초등대전망대 등이 속초 여행을 풍성하게 해준다. 시내 여행의 중심은 단연 속초관광수산시장이다. 한국전쟁이 끝난 지난 1953년 1군단 공병단과 상인들이 합심해 세웠다는 이곳은 명태가 많이 나던 1960~1970년대에는 마른 명태 시장으로, 오징어가 한창이던 1980~1990년대에는 마른오징어 시장으로 이름을 날렸다. 지난 2006년부터 속초관광수산시장으로 이름을 바꾸면서 닭강정, 건어물, 호떡 등 다양한 먹거리를 찾는 여행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이곳 수산시장에서 갯배를 타고 깊숙이 들어가 아바이마을을 돌아보거나 동명항에서 항구와 해안 풍경을 감상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033)639-2690
dksong@fnnews.com 송동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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