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경제에 빨간불이 켜졌다. 경기침체가 지속되는 가운데 북한 리스크까지 겹치면서 한국경제의 불확실성이 점점 커지고 있다.
실제로 최근 국가의 부도위험을 보여주는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의 경우 미국 뉴욕시장에서 5일(현지시간) 종가기준으로 87.9bp(1bp=0.01%포인트)까지 치솟았다. 지난달 7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북한의 핵실험을 강력히 규탄하고 대북제재를 확대·강화하는 내용의 추가결의를 채택한 이후 한 달 남짓 만에 24.26bp(38.1%)나 급등한 수치다.
3월 말 기준 5년물 국채의 CDS 프리미엄의 경우 전월 말보다 13bp 오른 79bp를 기록한 바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7일 "북한의 전쟁 위협과 미국 시퀘스터(자동 예산삭감), 이탈리아 총선, 키프로스 사태 등 대내외 불안요인이 영향을 미쳐 CDS가 크게 올랐다"고 진단했다.
CDS 프리미엄은 채권을 발행한 기업이나 국가가 부도 났을 때 손실을 보상해주는 파생상품인 CDS에 붙는 일종의 가산금리로 높아질수록 발행주체의 부도위험이 높아진다.
이처럼 우리나라의 CDS 프리미엄이 급등한 이유는 북한의 대남 위협 수위가 갈수록 높아지는 등 북한 리스크가 장기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경제호'의 앞날이 여전히 불투명하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정부는 올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3.0%에서 2.3%까지 낮추고 12조원 이상의 추가경정예산까지 준비하고 있다. 하지만 북한 리스크까지 부각되면서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치가 낮아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CDS 프리미엄이 지속적으로 올라갈 경우 한국 주식시장에서 외국인의 자금 이탈을 가져올 수 있다고 전망했다.
실제로 외국인은 지난달 14일부터 지난 주말까지 코스피시장에서만 4조원 어치 넘게 주식을 팔아 치웠다. 전문가들은 CDS 프리미엄 상승으로 한국 경제가 입는 피해가 중국이나 일본에 비해 커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일본의 경우 양적완화 등을 통해 경기회복을 꾀하고 있고, 중국은 지난해 7.8% 등 여전히 높은 경제성장률을 유지하고 있지만 우리나라 경제는 회복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다.
북한 리스크와 외국인의 주식 매도가 이어지면서 환율 시장도 심상치 않다. 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은 지난 주말 지난해 9월 이후 7개월 만에 1130원을 돌파해 올해 고점을 넘어섰다. 지난 주말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일 대비 8.0원 오른 1131.8원에 장을 마쳤다. 이는 지난해 9월 6일 1133.8원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북한 리스크가 부각된 데다 일본은행(BOJ)의 양적 완화 정책이 시장에 적극 반영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문제는 엔화 가치 하락 속도가 빠르다는 것이다. 수출이 주력인 한국에는 불리한 상황으로 이어질 개연성이 커 보인다. 지난 주말 도쿄 외환시장에서 엔·달러 환율은 장중에 97엔을 넘어섰다.
엔·달러 환율이 달러당 97엔을 돌파한 것은 2009년 8월 11일 이후 3년8개월 만이다. 일본은행의 양적 완화로 엔저 현상은 지속될 것이란 분석이 우세하다. 한국 수출기업 상품이 일본의 같은 제품보다 비싸진다는 의미다.sdpark@fnnews.com 박승덕 김영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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