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옥정’ 하이힐에 써클렌즈까지..‘퓨전사극이면 OK?’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3.04.26 13:51

수정 2013.04.26 13:51



드라마의 장르가 ‘퓨전사극’이라면 역사 고증은 등한시해도 되는 걸까?

지난 8일부터 방송된 SBS 월화드라마 ‘장옥정, 사랑에 살다(이하 장옥정)’은 기획의도와는 달리 연일 역사 고증을 등한시한 연출로 인해 시청자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먼저 지난 15일 방송된 3회분에서 옥의 티로 발견된 장옥정(김태희 분)의 독특한 꽃신 착용 장면은 보는 이들의 의아함을 자아냈다.

이는 꽃신의 굽 높이가 현대 패션의 하이힐을 연상시키기 때문.

이에 제작진 측은 “설정된 퓨전 사극이니 감안해서 봐 달라”, “패션에 대해 현대적으로 표현한 것”, “역사를 왜곡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드라마 특성을 이해해주길 바란다”라고 해명했었다.

이러한 제작진의 해명에 극 중 장옥정(김태희 분)의 상점에 세워져 있는 현대의 마네킹 같은 목각인형 쯤은 ‘퓨전사극’이라는 점, ‘패션에 대해 현대적으로 표현 한 것’이라는 점에서 가볍게 넘길 수 있다.

하지만 당시 역사적 상황을 감안하지 않은 양반집 자제들의 술판과 서고에서의 남녀의 사랑싸움 등은 ‘퓨전사극’이라는 점과 ‘드라마적 재미’를 이유로 감안하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다.


여기에 ‘장옥정’은 극 중 등장인물들의 이름 사용에 있어 보는 이들의 눈과 귀를 의심케하기도 한다.

이는 극 중 인경왕후(김하은 분)과 인현왕후(홍수현 분)의 이름을 시호 그대로 사용하기 때문.

시호란 왕이나 사대부들이 죽은 뒤에 그 공덕을 찬양하여 추증하는 호(號)로 살아있는 사람에게 사용하는 것은 부적절하다.

이러한 부분도 단순히 ‘퓨전 사극’이기 때문에 용인해야할까?

물론 ‘장희빈’을 그동안 드라마에서 그려졌던 악녀가 아닌 한 여인으로, 의복의 장인으로 다룬다는 점에서 드라마 ‘장옥정’은 높은 평가를 받을만하다.

하지만 실존 인물들을 등장시키는 드라마에서 역사적 고증은 물론 인물의 이름조차 제대로 언급하지 않는다는 것은 단순히 ‘드라마’이기에 넘어갈 수만은 없는 문제이다.

여기에 출연 배우들의 태도 또한 문제가 되고 있다.

앞서 장옥정의 하이힐 논란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지난 23일 방송된 6회분에서는 장옥정의 라이벌로 등장하는 자경(지유 분)은 써클렌즈를 착용하고 등장해 보는 이들을 뜨악케 만들었다.

물론 극 중 처음으로 등장하는 장면에서 예쁘게 나오고 싶은 여배우의 마음은 이해된다. 하지만 얼굴이 클로즈업 되는 상황에서 한복을 입고 써클렌즈를 착용한 여배우의 얼굴은 시청자의 드라마 몰입 저해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또한 감정 전달에도 문제를 야기, 이 또한 ‘패션에 대한 현대적 해석’으로 봐야하는 것인지 고개를 갸우뚱거리게 만든다.

드라마의 4분의1 지점까지 전개된 상황에서 앞으로 ‘장옥정’은 극 중 가장 큰 소재인 ‘패션’을 극 중 인물인 장옥정을 한 여인으로서, 의복의 장인으로서의 면모를 강조하는데 이용되야 한다.


더 이상 역사 고증을 외면하는 변명의 이유로 거론해서는 안될 것이다.

/파이낸셜뉴스 스타엔 ju-hui3@starnnews.com임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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