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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집 건강 주치의-서울아산병원 위장관외과 김병식 교수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3.05.02 13:00

수정 2014.11.06 16:04

우리집 건강 주치의-서울아산병원 위장관외과 김병식 교수

"이제 위암수술도 수술 후 환자들의 삶까지 생각하는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습니다."

서울아산병원 위장관외과 김병식 교수는 위암 환자를 수술할 때 복강경을 이용해 '체내문합술'로 수술한다. 이 수술법을 이용해 위를 전체 절제하는 '위전절제술'을 세계 최다인 300명에게 수술한 기록을 가지고 있다. 2일 김 교수에게 위암 환자의 수술법과 복강경 '체내문합술'에 대해 들어봤다.

―복강경 '체내문합술'이란 어떤 수술인가.

▲위암을 수술하는 방법은 배를 열고 하는 개복수술과 배에 작은 구멍 5개를 뚫은 후 복강경 기구를 뱃 속에 집어넣고 위암을 제거하는 복강경 수술이 있다.
일반적인 복강경 위암 수술법은 바로 '체외문합술'이다. 위암이 발생한 부위를 절제하거나 이어 붙일 때 위의 일부를 배 밖으로 꺼내 수술을 하는 것이다. 복강경 기구를 넣는 작은 구멍 5개 외에도 위와 장을 배 밖으로 꺼내기 위해 복부에 5~6cm 정도의 작은 절개창을 만든다. 복강경 수술이지만 실제로 복부를 절개하므로 흉터가 남을 수 밖에 없다. 반면 '체내문합술'은 장기를 자르고 연결하는 모든 수술 과정을 뱃 속에서 마친다. 암세포가 있는 위를 절제한 후 남은 위와 장을 연결하는 문합 과정도 뱃 속에서 모두 진행된다.

―체내문합술의 장점은.

▲일단 장기를 배 밖으로 꺼내지 않기 때문에 개복 위전절제술에 비해 상처감염, 복강내 농양, 문합부위 누출 등의 합병증률은 10%가 감소했다. 또 △수술시간 41분 단축 △합병증률 19% 감소 △입원기간 4일 단축 △음식물 섭취 3일 조기 시작 등의 장점이 있다. 특히 비만 환자의 경우에 있어 체내문합술을 적용한 복강경 위전절제 수술이 기존 '체외문합술' 복강경 위암 수술보다 안전하고 쉽게 수술을 진행할 수 있다.

―위암 수술을 할 때 위 전체를 잘라내는 경우가 많나.

▲위암이 중한 정도와 관계없이 암이 식도에 가까운 쪽에 있으면 위 전체를 잘라내야 한다. 위전절제술은 위 전체를 절제하고 식도와 소장을 연결하는 것이다. 위를 비롯해 주변의 림프절을 광범위하게 절제해야 한다. 하지만 위 전체를 잘라내면 위 상부에 있는 식도괄약근까지 자르는 경우가 많다. 이 때 환자가 음식물을 삼키기 어렵고 음식물이 역류하기도 한다. 이 때문에 최근에는 위 윗쪽의 약 5%를 남겨 식도괄약근을 살리는 수술을 진행한다.

―위의 5%만 남기면 음식물을 먹는데 지장이 없나.

▲조기 위암 환자 중 위식도 경계부 바로 밑에 암 병변이 위치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5% 가량은 남겨둔다. 이를 남겨두면 위전절제술 이후 식이섭취량이 급격하게 줄어드는 현상을 감소시킬 수 있다. 예전에는 수술 후 환자의 삶에 대해 고려하지 않았다. 암을 제거하는 게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요즘에는 조기 위암의 경우 5년 생존율이 95%로 높아지고 있기 때문에 수술 후에 환자가 어떤 삶을 사느냐에도 초점을 맞춰 수술방법을 개발하고 있다. 앞으로 암이 윗 부분에 있을 때 전체를 절제하지 않고 하부 쪽도 살리는 방법을 개발해보려고 한다. 위의 아랫 쪽을 남기면 어떤 영향이 있는지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 환자에게 좋은 점이 있다면 연구를 해볼 생각이다.


―위암 수술 후 주의해야 할 점은.

▲암이 있던 부위인 위를 잘라낸 상태이므로 음식물을 소화시키기 힘들게 된다. 이 때문에 입에서 오래 씹고 음식 먹는 속도도 천천히 조절해야 한다.
또 소화가 잘 안되기 때문에 음식을 잘게 부수어 섭취를 하는 등 생활습관의 변화가 필요하다.

pompom@fnnews.com 정명진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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