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군대내 가혹행위 자살, 국가유공자 인정해야”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3.05.02 14:53

수정 2014.11.06 16:03

지난 1989년 11월 육군에 입대한 홍모씨는 이듬해 4월 근무하던 초소에서 지니고 있던 소총으로 자살했다. 선임병들의 욕설과 폭행 등 가혹행위가 주된 원인이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홍씨는 국가유공자로 인정받지 못했다. 당시 수원보훈지청은 군대내 가혹행위가 있었더라도 홍씨가 자살에 이르기까지 자유의사가 배제된 건 아니었다며 국가유공자 등록을 거부했다. 하지만 13년만에 정부의 행정심판에서 이같은 결정이 번복됐다.


국민권익위원회 소속 중앙행정심판위원회(중앙행심위)는 홍모씨 자살사건에 대해 수원보훈지청이 국가유공자 등록을 거부한 건 위법·부당하다고 판단했다고 2일 밝혔다. 중앙행심위는 군 복무 중 선임병들의 상습적인 구타·언어폭력 등 가혹행위로 자살한 경우, 순직군경으로 인정해야 한다고 판시했다.


행심위는 이번 사건 판단의 근거로 고인이 선임병들의 구타·가혹행위, 욕설, 인격모독 등으로 인해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은 것으로 확인된 점, 특히 일반전방소초(GOP) 근무 부적격자로 분류된 선임병(송모 병장)에 대해 아무런 조치 없이 고인과 함께 2인 1조로 1주일 이상 계속 초소근무를 시킨 점, 초소 근무 당시 고인이 자살하기 직전까지 송모 병장으로부터 질책과 언어폭력을 당하였던 점 등을 제시했다. 또 부대내 일상적인 구타 및 가혹행위가 만연한 사실을 알고도 소속 지휘관들이 이를 시정하거나 예방하기 위해 적극적인 노력을 다하지 않은 점 등을 들었다.


중앙행심위 관계자는 "교육훈련이나 직무수행과 사망 사이에 상당한 인과관계가 인정되는데도, 그 사망이 자해행위로 인한 것이라거나 자유로운 의지가 완전히 배제된 상태에서의 자살이 아니라는 이유를 들어 국가유공자에서 제외돼선 안된다"고 이번 심판의 취지를 설명했다.

ehcho@fnnews.com 조은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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