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54세가 된 김형권씨네는 명실상부 '폴리텍 가족'이다.
장남인 김형권씨를 필두로 김정숙, 김형안, 김두성, 김두만, 이들 5남매 모두 고용노동부 산하 한국폴리텍대학(옛 직업전문학교)과 아주 특별한 인연을 맺고 있기 때문이다.
형권씨는 2일 "매년 설날, 추석, 그리고 여름휴가 이렇게 세 번은 우리 가족의 특별한 동문회가 개최된다"면서 "폴리텍대학은 우리 집안의 운명이자 기둥"이라고 말했다.
그 인연의 시작은 셋째인 형안씨(45)씨에게서 비롯됐다. 지난 1985년 고등학교 진학을 고민하던 형안씨는 기술을 배워 안정적인 직장생활을 하기 위해 폴리텍대학(옛 직업전문학교) 순천캠퍼스 기계조립과에 입학했다. 학교를 다니며 교수들의 열정적인 지도로 지방기능경기대회에도 출전하며 기술을 꿈을 키웠다. 졸업 후 취업한 회사에서 20여년을 근무하며 현재는 중견기술자로 기업체 부장으로 근무중이다.
장남인 형권씨는 동생을 기술의 세계로 이끈 폴리텍대학 교수들의 열정에 반해 1987년 순천캠퍼스 야간 1년 용접공과에 입학했다. 낮에는 자동자 정비공장 부장으로 근무하며 밤에는 어린 동기들과 기술을 연마했다. 이를 계기로 배움에 대한 열정이 커져갔다. 그는 결국 검정고시와 방송통신고등학교를 거쳐 대학까지 졸업하며 어릴 때 이루지 못한 배움의 꿈을 이뤘다. 이후 기능장을 비롯해 11개의 국가기술자격증을 취득했고 직업훈련교사로도 활동하기 위해 준비중이다.
둘째인 정숙씨가 결혼하겠다고 소개한 임상옥(47)씨도 폴리텍대학 목포캠퍼스를 1984년에 졸업한 기술자였다. 그는 배관공과를 전공했고 현재는 건설회사에서 기술이사로 활약하고 있다.
막내 두만(39)씨는 어릴 때부터 폴리텍에서 꿈을 이룬 형들의 모습을 보며 자랐다. 중학교를 졸업한 그는 1991년 순천캠퍼스 기계공작과에 입학했다. 현재는 ㈜성암산업에서 전기팀장으로 재직하고 있다.
넷째 두성(42)는 지방전문대 환경공업과를 선택했다. 졸업 후 6년간 산업용 필터를 만드는 산업체에서 근무한 뒤 식품관련 유통사업, 통신사에서 고객유치를 담당했지만 전문성이 없는 그에게 성공의 문은 열리지 않았다. 그는 매형 임상옥씨가 근무하는 건설회사에서 함께 했던 배관설비 업무에 흥미를 느끼고 전문 기술을 배워야겠다고 결심했다. 이렇게 되자 김두성씨에게 폴리텍대학은 거부할 수 없는 운명으로 다가왔다. 마침내 올해 두성씨도 5남매중 가장 늦게 폴리텍대학 순천캠퍼스 산업설비과 13학번 새내기가 됐다.
win5858@fnnews.com 김성원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