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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 사람] 韓·印 교류 앞장 로이 알록 쿠마르 부산외대 교수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3.05.05 16:51

수정 2013.05.05 16:51

[이슈 & 사람] 韓·印 교류 앞장 로이 알록 쿠마르 부산외대 교수

【 부산=노주섭 기자】 "한국에서 인도에 진출한 대기업들이 모두 성공을 거둔 것을 거울 삼아 이젠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중소기업들도 인도 진출에 적극 나서야 할 때라고 봅니다."

■"한국기업, 인도진출 가교 역할"

올해로 33년째 우리나라에 살고 있는 인도 출신 로이 알록 쿠마르 부산외국어대 교수(58·사진)는 5일 본지와 한 인터뷰에서 최근 부산·울산·경남지역 무역사절단이 인도 제일의 경제도시인 뭄바이와 수도 델리에서 가진 현지 바이어와의 수출상담회에서 기대 이상의 성과를 올린 데 대해 이같이 강조했다.

이번 부산·울산·경남 인도 무역사절단에는 한·인도 포괄적 경제동반자협정(CEPA) 발효 후 경쟁력이 높아진 한국 상품의 선점효과를 거두기 위해 3개 시·도에서 모두 28개 기업이 대거 참가해 현지 240여명의 바이어 및 기업과 상담을 벌였다.

로이 알록 교수는 한국 기업의 인도 진출 매력으로 무엇보다 풍부한 현지 노동력과 글로벌 시장으로 통할 수 있는 넓은 판로를 꼽았다.

지난 2011년 '10만번째 귀화자'로 잘 알려지기도 한 로이 알록 교수는 부산을 비롯한 많은 한국 기업의 인도 진출을 돕는 경제자문가로서 가교 역할을 톡톡히 했다.

로이 알록 교수는 "현재 인도에는 세계적인 자동차 제조업체들이 대부분 진출해 있다"며 "이번 부산·울산·경남 무역사절단에 적극적으로 참여한 경쟁력을 지닌 지역 자동차부품 기업에는 글로벌 시장을 개척할 또 다른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풍부한 노동력에 글로벌 관문"

로이 알록 교수는 "그동안 대우를 비롯한 LG 등 대기업이 진출해 시장개척에 잇따라 성공을 거둔 이유로 제품의 품질경쟁력은 물론 토털 서비스에 대한 한국 기업만의 고유 마인드가 장점으로 작용했기 때문이라는 점도 간과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현재까지 한국 기업들이 인도에 진출해 실패한 경우는 거의 없다"면서 "그렇지만 진출을 위해서는 현지 사정을 잘 파악하고 좋은 파트너를 구하는 것 또한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충고했다.

로이 알록 교수는 "현재 인도에서는 사회간접자본 투자계획도 잇따라 발표하고 있는 만큼 지하철 건설 등과 같은 분야에 대한 한국 기업의 진출에도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귀띔했다. 그는 "법치주의와 소수 주민의 의견도 존중하는 인도의 경우 사안에 따라 중앙과 지방 정부에서 각각 허가를 받아야 하는 경우가 많아 원스톱 서비스 등을 기대하기는 다소 어렵지만 진출 이후 민주적인 절차가 존중돼 사업하는 데 큰 제약이 없다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인도 진출을 위해서는 수출을 주로 하는 기업의 경우 항만과 인접한 곳을 택해야 하듯 업종에 따라 입지를 사전에 꼼꼼히 따져야 하고 현지 파트너회사와 협력하면서 법률자문회사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는 점도 잊지 말아야 한다고 로이 알록 교수는 강조했다.

■"다양성·창의성 염두에 둬야"

로이 알록 교수는 "인구가 많은 인도는 싼 노동력에다 고급 인력까지 모두 수급이 가능해 수준에 맞는 인력을 구할 수 있는 나라"라면서 "영어가 가능하고 배타적이지 않아 다문화에 적응이 빠른 데다 일을 배우는 속도가 빠르다는 점도 매력적"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인도에서 4명이 모이면 언어는 5개 이상, 아이디어는 6개 이상 나온다는 말이 있듯 동일화될 수 없는 다양체 그 자체"라면서 "이 같은 풍부한 다양성, 창의성을 염두에 두고 세계 진출의 기반으로 삼는 것이 또 다른 메리트가 된다"고 강조했다.

지난 1980년 한국 정부 장학금으로 서울대에 유학을 와 일찌감치 한국인 부인을 만나 현재 부산에서 생활하고 있는 로이 알록 교수는 유창한 한국어 실력은 물론 매운 아귀찜, 산낙지 등 한국 음식을 부인보다 더 좋아한다고 자신을 소개했다.

roh12340@fnnews.com 노주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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