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념 싸움의 희생양 된 연예인들, 너무나도 가혹한 ‘무지의 대가’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3.05.17 17:27

수정 2014.11.06 13:11



연예인들이 때 아닌 ‘이념논쟁’으로 곤욕을 치르고 있다.

최근 인터넷상에서 진보와 보수 세력의 이념갈등이 심화 되면서 자그마한 말실수하나로 된서리를 맞는 연예인들이 늘고 있다.

실제로 지난 14일 걸그룹 시크릿의 전효성 라디오에서 ‘민주화’라는 단어를 사용했다가 연일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고, 지난해 김진표는 XTM ‘탑기어 코리아’를 진행하던 도중 ‘운지’라는 단어를 사용했다가 급히 사과하며 반성문을 게재해야했다.

뿐만 아니라 2011년 슈퍼주니어의 신동은 MBC 표준FM ‘심심타파’를 진행하던 도중 ‘전라디언’이라는 단어를 사용하는가 하면, 지난해 배슬기는 대선 투표와 관련해 이야기를 하던 중 트위터에 ‘종북자’라는 글을 적어 논란이 되기도 했다.

사실 이들의 이런 어휘선택이 실제로 자신의 정치적인 성향을 드러내기 위해 사용됐다고 말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


단지 ‘일간베스트저장소’ 등을 필두로 하는 우파 성향의 사이트에서 다른 의미로 변질돼 퍼진 어휘들을 그저 인터넷 신조어쯤으로 생각하고 사용한 것으로 보는 편이 더욱 타당할 것이다.

물론 애초에 어휘의 정확한 의미와 어원을 알지 못하고 사용한 무지는 이들의 잘못이 분명하고, 이로 인한 비난은 감내해야함이 마땅하다.

하지만 문제는 대다수의 네티즌들이 연예인들의 이런 발언을 들을 때마다 좌우이념을 거론하며 당사자의 의지와 상관없이 일방적으로 특정 이념의 지지자인 것처럼 매도해 버리고, 실제로 이를 기정사실인 것처럼 결론을 지어버린다는 점이다.

그 실례로 변질된 의미로 ‘민주화’라는 단어가 사용된 일간베스트저장소에서는 스스로 ‘효성저장소’라고 부르며 시크릿의 음반을 사재기하는 웃지 못 할 촌극이 벌어지고 있으며, 이를 본 좌파성향의 네티즌들은 마치 전효성이 실제 일간베스트저장소 회원인 것처럼 비난하고 있다.

이는 비단 전효성에게만 국한된 상황이 아니라, 의도했든 하지 않았든 이와 같은 어휘를 사용한 연예인들은 모두 비슷한 경험을 겪고 있다.


결과적으로 연예인들의 말실수를 ‘개념’ 혹은 ‘무개념’ 등으로 몰아가며 자신들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선동’하는 블랙코미디가 펼쳐지고 있는 것이다.

연예인들 중에도 폴리테이너 등으로 불리며 자신의 성향을 직접적으로 드러내는 인물들도 분명 존재한다.


그러나 스스로 이와 같은 이념과 체제에 대한 개념이 세워지지도 않은 연예인들의 실수를 작의적인 해석과 결론을 내리고 자기에게 유리하게 이용하는 모습은 좌우를 불문하고 좋게 보일리가 없는 이유이다.


신동 배슬기(사진=DB)


/파이낸셜뉴스 스타엔 gagnrad@starnnews.com최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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