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양대병원은 산부인과 이성기 교수(사진)가 반복유산의 획기적 진단기준을 마련했다고 23일 밝혔다.
그동안 반복유산으로 임신에 실패하는 경우 병원균의 침입을 막아내는 신체방어기전인 면역기능이 지나치게 강하면 유산을 초래한다는 가정하에 면역력을 낮추기 위한 면역글로블린 치료를 시행해왔다. 하지만 반복유산의 원인이 실제로 어떤 면역 이상에서 비롯된 것인지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이 교수는 3번 이상 유산을 경험한 95명의 여성을 대상으로 자연살 세포의 수적 증가, 자연살 세포의 세포독성 여부, 면역물질인 사이토카인 비율 등 대표적인 면역세포기능검사 3가지를 통해 '정상'과 '비정상'을 판단할 수 있는 기준치를 새로 마련했다.
반복유산 여성의 혈액을 채취해 여러 림프구에 대해 면역검사를 시행한 후 결과가 건강한 아기를 출산한 여성의 면역기능과 어떻게 다른가를 비교해 반복유산 환자의 면역 특징을 밝히고 면역 이상이 유산의 원인으로 추정되는 환자로 진단할 수 있는 기준치를 설정했다.
따라서 반복유산의 원인이 면역 이상으로 정확히 진단되면 환자에게 맞는 맞춤형 약물을 결정해 치료할 수 있게 됐다.
이번 논문은 전 세계적으로 반복유산환자의 면역체계를 가장 광범위하게 인정받는 가치 있는 연구로 향후 반복유산으로 고통받고 있는 여성들에게 치료가 가능하다는 새로운 희망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매우 큰 의미가 있다는 평가다.
이 교수는 "면역검사 결과에 따라 면역 억제제를 선정할 수 있고 치료반응을 관찰하며 약물 용량을 조절할 수 있어 임신 성공률도 더 높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 교수는 조기 유산, 혈액응고 기능 이상 등 다양한 원인으로 임신에 실패하는 여성에게 새로운 희망을 주기 위해 유전자 연구를 시행해 오고 있다.
pompom@fnnews.com 정명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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