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드림’ 폐지..‘드라마스페셜’은 수요일밤을 지켜낼 수 있을까?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3.05.31 19:00

수정 2014.11.06 06:55



예능 침체기에 빠진 KBS가 수요일 밤 드라마스페셜을 편성하는 과감한 결정을 내렸다.

지난 15일 수요일 밤 시간대로 편성을 변경했던 KBS 2TV ‘이야기쇼 두드림(이하 두드림)’이 내달 6일 방송을 끝으로 폐지되고, 이후 12일부터 ‘드라마 스페셜 단막 2013(이하 드라마 스페셜)’이 전파를 탈 예정이다.

1년 6개월 만에 폐지를 결정한 ‘두드림’은 당초 토요일 밤에 방송됐지만 MC 변경과 봄 개편을 맞아 수요일 밤으로 편성을 감행, 부진했던 KBS 토크쇼를 일으킬 카드로 기대를 모았다.

편성 변경 후 지난 15일 첫 방영된 ‘두드림’은 시청률 5.4%(닐슨코리아, 전국기준/이하 동일)를 기록하며 그 기대에 부흥하는 듯 했으나 21일 방영분이 4.5%, 29일 방영분이 2.9%를 기록하는 등 그 여세를 이어가지 못했다.

결국 KBS는 ‘두드림’의 경쟁력이 약하다고 판단, 예능이 아닌 ‘드라마 스페셜’을 수요일 밤 시간대로 옮기는 것으로 가닥을 잡았다.
이에 ‘드라마 스페셜’은 MBC ‘황금어장-라디오스타’와 SBS ‘짝’과 경쟁구도를 형성할 전망이다.

‘드라마 스페셜’의 편성 변경은 다소 파격적인 결정으로 보이지만 사실상 봄 개편을 논의 중인 시기부터 수요일 밤 시간대로의 이동이 논의돼 왔다. 하지만 이 같은 상황이 불발되며 KBS 드라마국과 단막극 팬들의 아쉬움을 자아내기도 했다.

때문에 번복된 이번 결정은 시청자들의 기대와 우려를 동시에 불러일으키고 있다. 물론 통상 직장인들이 월요일에 출근하기 때문에 일요일 늦은 밤 시간대 방송을 부담스러워 했던 시청자들에게는 희소식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짧은 기간 내의 평가로 프로그램의 편성과 폐지를 결정하는 KBS이기에 추후 또 다른 변수를 맞이할 수 있다는 것도 외면할 수 없는 사실.

앞서 KBS는 화요일 예능으로 편성했던 ‘달빛프린스’를 8회 만에 폐지한 바 있다. 또한 파일럿 프로그램으로 좋은 반응을 얻었던 ‘인간의 조건’과 ‘가족의 품격 풀하우스’, ‘맘마미아’, ‘황금카메라’ 등을 시청률이 낮은 장수 프로그램을 폐지하며 정규 프로그램으로 편성했다.

이에 ‘드라마 스페셜’ 역시 시청률에 의해 또 다시 편성 변경을 맞이할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 하지만 ‘드라마 스페셜’이 안정기에 접어들기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측된다.


작품성 면에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는 ‘드라마 스페셜’이라지만 대중성보다는 폐인을 양산했다는 점, 이전 시간대 방송되는 KBS2 수목극 ‘상어’가 10% 미만의 시청률을 보이고 있다는 점, 예능 방송시간으로 인식되고 있는 시간대에 시청자들을 불러 모아야 한다는 부담감 때문.

반대로 장기간이 흘러 안정기에 접어든다면 신예 배우들과 작가, 연출자의 새로운 발견과 소재의 다양성, 나아가 단막극의 발전으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현재 ‘드라마 스페셜’은 류수영, 남보라, 유인영이 출연하는 ‘내 낡은 지갑 속의 기억’과 비스트 이기광과 ‘학교2013’에서 계나리 역을 맡았던 전수진, 영화 ‘누나’에서 성유리와 호흡을 맞췄던 이주승이 캐스팅된 ‘내 친구는 아직 살아있다’ 등 탄탄한 작품들의 방송을 기다리고 있다.


결국 유일하게 단막극의 명맥을 잇고 있는 ‘드라마 스페셜’이 수요일 밤을 계속해서 책임지기 위해서는 KBS의 인내와 기다림의 미덕이 필요할 것이다.

/파이낸셜뉴스 스타엔 gnstmf@starnnews.com이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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