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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그를 뒤흔드는 힘, ‘슈퍼 루키’ 둘이 뭉친다면?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3.06.10 09:31

수정 2013.06.10 09:31



강백호가 극적인 버저비터를 성공시킨 뒤 라이벌 서태웅과 함께 하이파이브를 나누는 모습은 일본 애니메이션 슬램덩크의 가장 극적인 명장면으로 손꼽히고 있다. 전국 최강으로 군림하고 있던 팀을 무너뜨리는 기적은 바로 끝을 알 수 없는 두 ‘슈퍼 루키’의 막판 활약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일이다.

지난 8일 LA 다저스가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와 연장까지 가는 접전 끝에 짜릿한 2-1 승리를 거뒀다. 애틀란타의 4번째 투수 앤서니 바르바로의 폭투로 인해 다소 얼떨결에 양 팀의 명암이 엇갈렸지만 다저스가 승리를 거저먹은 것은 결코 아니다. 이날 승리의 주역은 단연 류현진(26)과 야시엘 푸이그(23), 두 명의 ‘슈퍼 루키’였다.


이날 다저스의 경기가 열리기 전부터 두 선수가 이뤄낼 투타활약은 높은 기대를 불러 모았던 것이 사실이다. 앞서 류현진은 시즌 6승2패 평균자책점 2.89를 기록, 특히 LA 에인절스를 상대로 완봉승을 거머쥐며 분위기를 바짝 끌어올린 상태였고, 푸이그 역시 바로 전날 만루 홈런을 포함해 빅리그 입성 4경기 만에 타율 0.438 9타점을 몰아치는 돌풍을 일으켰기 때문.

비록 류현진이 애틀랜타 타선을 상대로 7⅔이닝 동안 6피안타 1볼넷 6탈삼진 1실점을 기록하고도 승리투수가 되지는 못했지만 푸이그는 이날도 솔로 홈런을 쏘아 올리며 류현진을 패전투수 위기에서 구해내는데 성공했다. ‘코리안 몬스터’와 ‘쿠바산 몬스터’는 덕아웃에서 유쾌한 세리머니를 함께 나눴고, 결국 이날 팀 승리의 발판을 마련하면서 기대 이하의 모습을 보여 왔던 다저스의 일부 고액 연봉자와 고참 선수들을 머쓱하게 만들었다.

한국 프로야구에서도 최근 NC의 나성범과 이재학이 보여주고 있는 ‘슈퍼 루키 듀오’의 열풍이 거세다. 푸이그가 마이너리그 최고 유망주 타자 가운데 한 명이었다면 나성범 역시 퓨처스리그에서 지난해 타율 0.303 16홈런 67타점 65득점 29도루를 기록하며 싹이 다른 선수임을 입증해냈다.


<사진=NC 다이노스>

또한 류현진이 한국 프로야구에서 꾸준히 선보였던 포스에는 범접하기 어렵지만 이재학 역시 지난해만큼은 퓨처스리그에서 15승2패 평균자책점 1.55의 기록으로 ‘미친 존재감’을 뽐냈다. 여기에 최근 다소 침제기를 맞이하고 있지만 이태양까지 초반 상승세를 되찾는다면 NC의 ‘신인왕 집안대결’ 싸움은 보다 흥미진진한 구도로 흘러갈 전망.

무엇보다 ‘상위 레벨에서도 통할 수 있을까’라는 의구심을 시원하게 깨뜨리며 무궁무진했던 잠재력을 발산했다는 점, 현재보다는 미래를 더욱 기대하게 만들고 있다는 점에서 이들을 향한 야구 팬들의 시선은 더욱 뜨거울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과거 LG는 1994년 유지현-김재현-서용빈으로 이어지는 ‘신인 트로이카’를 구축하며 단순 돌풍을 넘어 결성 첫 해부터 한국시리즈를 제패하는 기염을 토해냈다. 아직까지 다저스와 NC 모두 팀 성적에서는 명함을 내밀기 어려운 입장이지만 적어도 의기투합한 신인들의 위력이 얼마나 무서운지를 보여주기에는 부족함이 없는 모습이다.
서로 간에 도움을 주고 때로는 자극을 얻으며 더욱 무서운 모습으로 성장해나갈 이들을 보다 유심히 지켜봐야 할 시점이다.

/파이낸셜뉴스 스타엔 yuksamo@starnnews.com박대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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