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과학 건강

한미 연구진, 탈모증을 치료할 수 있는 새로운 물질 개발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3.06.11 14:31

수정 2013.06.11 14:31

서울대병원 피부과 권오상 교수
서울대병원 피부과 권오상 교수

탈모증을 치료할 수 있는 새로운 물질이 한미 연구진에 의해 밝혀졌다.

서울대병원 피부과 권오상(사진)·충남대의대 피부과 김창덕·미국 펜실베니아의대 조지 코트살렐리스 교수팀은 제9형 섬유아세포성장인자(Fgf9)가 모낭을 생성시키는 중요한 인자라는 사실을 알아냈다고 11일 밝혔다.

사람의 머리카락 수는 약 10만개로 모낭은 임신 8주째부터 7개월 사이에 모두 완성된다. 출산 후에는 새로운 모낭은 생기지 않고 평생에 걸쳐 그 수가 줄어든다. 그 예로 사람은 나이가 들면서 대머리가 되거나 머리숱이 줄어든다.


연구팀은 지난 2007년 생쥐의 피부에 상처를 낸 후 이를 치유하는 과정에서 표피와 진피의 성체줄기세포가 활성화돼 새로운 모낭이 생성되는 것을 밝힌 바 있다. 이는 그 전까지 모낭은 태아시기에만 발생된다는 상식을 뒤집는 결과다.

연구팀은 이 연구에서 나아가 상처치유과정에서 표피 재생이 이루어진 후 새로운 모낭이 생성되기 직전에 Fgf9 단백질이 진피층에서 급증하는 것을 관찰하고 Fgf9 단백질이 모낭 생성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실험했다.

생쥐의 피부에 상처를 낸 후 치유과정에서 대략 1㎠당 30개의 모낭이 새로 만들어진다. 연구팀은 상처치유과정에 있는 생쥐의 피하에 Fgf9 단백질의 기능을 억제하는 항체를 투여했더니 1㎠당 생쥐의 모낭이 3분의 1 수준인 약 10개가 생겼다. 그러나 유전자 조작생쥐모델에서 Fgf9 단백질을 정상보다 많이 작동하도록 했더니 1㎠ 당 평소보다 5배 많은 150개 모낭이 생겼다. 반면 Fgf9 단백질발현을 제거한 결핍생쥐모델에서 정상군에 비해 약 3분의 1 수준으로 감소하는 것을 확인했다.

모낭은 진피에 있는 Wnt 단백질 발현이 증가하면서 생기는데 Fgf9 단백질이 Wnt 단백질 발현을 증가시켜서 모낭 발생 수를 조절하는 것으로 연구팀은 해석했다.

Fgf9 단백질은 주요 면역세포 중의 하나인 γδT 세포에서 분비된다. 생쥐는 γδT 세포가 진피층에 많이 있으나 사람은 세포의 수가 적고 그나마 혈관주변에만 밀집돼 있다. 이 때문에 상처치유과정에서 생쥐는 새로운 모낭이 발생하나 사람은 흉터만 발생한다.
하지만 이번 연구를 통해 사람도 Fgf9 단백질 활성을 조절함으로 새로운 모낭을 생성시킬 가능성이 있음을 제시한 것이다.

권 교수는 "Fgf9 단백질이 상처치유과정에서 새로운 모낭의 재생에 직접적인 역할을 하고 있음을 확인했다"며 "새로운 모낭을 만드는 방법으로 Fgf9을 발현을 활성화시키거나 증가시키는 기전으로 대머리를 비롯한 탈모증의 치료에 응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 연구는 최근 국제저명학술지인 '네이처 메디신'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pompom@fnnews.com 정명진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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