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풀린 유동성을 재료로 누려왔던 채권시장의 호황은 올 하반기에 막을 내릴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국내 주요 증권사 리서치센터장들은 올 하반기에 채권시장은 힘겨울 것이라고 예상했다.
우선 글로벌 금융시장은 거품(버블) 논란이 있는 장기채와 하이일드, 이머징마켓 쪽에서 자금이 이탈되고 있다. 국내에서도 외국인투자가들이 국채선물 매도와 단기채권 매입 양상을 보이면서 수급상황이 다소 불안해진 모습이다.
박기현 동양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단기간에 수급불안이 진정되기는 어렵겠지만 낮은 물가상승 압력이 금리 상승폭을 제한할 것"이라며 "하반기 장기금리는 점진적인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조윤남 대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기준금리 추가 인하 가능성이 낮다"면서 "다만 현 수준의 완화적 통화정책 기조는 유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황상연 미래에셋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경상수지 흑자 기조가 유지되는 가운데 자본수지는 중립적 양상을 보여 전체적으로 원화 강보합 국면이 이어질 것"이라며 "채권시장은 경기회복 기대 및 수급 요인에 따라 완만한 금리 상승 기조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조금 다른 의견도 있다. 올 3·4분기까지 채권 금리가 오르겠지만 올 4·4분기엔 오히려 하락 반전할 것이란 전망이다.
KDB대우증권은 2008년 이후 5년이 지난 낡은 위험에서 벗어나려는 다양한 노력이 진행 중이지만 실물경제에 대한 자신감이 아직까지 부족하다고 진단한다.
다시 말해 글로벌 실물경기에 대한 자신감 약화로 안전자산 선호현상이 지속되고 있고, 선진국 양적완화 실시와 글로벌 금리 간 높은 역상관성을 고려했을 때 글로벌 출구전략이 본격화되기 전까지 추세적인 금리 상승을 기대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설명이다.
홍성국 KDB대우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금융위기 이후 양적완화와 미국 국채 금리는 방향성을 같이했다"면서 "이전과 달리 양적완화(QE) 종료 이후 미국 금리가 올라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장기적으로 한국은 성장동력이 약화될 전망"이라면서 "채권투자는 금리 반등 시 오히려 매수하는 관점으로 접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홍 센터장은 따라서 "한국의 실물경제 회복 속도가 완만해 연내 금리 반등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어 3·4분기까지 채권 금리는 상승하겠지만 4·4분기엔 하락 반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회사채 시장은 나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외 경기둔화로 기업 영업현금창출능력이 저하됨에 따라 회사채 발행수요는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AA급 이상 우량등급 회사채 발행수요가 지속되는 가운데 고금리 투자수요에 의한 일부 A급 발행규모도 증가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최영희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