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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 국내은행들 외화 자금조달 및 유동성이 도전에 직면할 수도

김문호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3.06.27 11:07

수정 2013.06.27 11:07

스탠더드앤드푸어스 (S&P) 신용평가사업부는 27일 국내은행들의 상대적으로 높은 수준의 외화부채 의존도를 감안 시, 최근 글로벌 금융 시장 내 변동성 확대가 리스크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지만 국내 은행들의 개선된 외화 자금조달 구조가 해당 리스크를 완화시킬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고 밝혔다.

S&P는 2008년에 비해 국내 은행들의 외화 자금조달 및 유동성 위기 관리 능력이 개선됐다고 보고 있다. 국내 은행들은 2008년 대비 외화부채의 평균 만기 기간을 확대시켜왔고 상대적으로 유동성이 높은 외화 자산을 증가시켜왔다.

이러한 점들을 고려할 때, 국내 은행들이 외화 자금조달 및 유동성 관련한 리스크를 일정 수준까지는 감내할 수 있을 것으로 S&P는 판단했다. 또한, 국내 은행들은 필요할 경우, 2008년 금융위기 당시에도 그러했듯이 한국정부(원화: AA-/안정적/A-1+; 외화: A+/안정적/A-1)로부터 자금 및 유동성 지원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국내 은행들은 2013년에 외화부채의 평균 만기 기간을 더욱 확대시키고, 자금조달 만기 구조를 개선시켰다. 국내 은행 산업 전체적으로 지난 몇 년간 단기 외화부채에 대한 의존도가 크게 감소했다. 외은지점을 포함한 국내 은행들의 전체 외화부채 대비 단기 외화부채 비율은2008년 3분기 73% 에서 2011년말 약 52% 수준, 2013년 1분기에는 약 47% 수준까지 줄어들었다.
국내 은행들은 엄격해진 규제 가이드라인을 준수하면서 예전보다 유동성이 높은 외화자산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S&P는 판단했다.

국내 은행들의 3개월 외화유동성 규제 비율(잔존만기 3개월 이내의 외화 자산(자산 유형별로 유동화 가중치 적용)을 부채로 나눈 비율) 역시 2008년 말 99%에서 지속적으로 상승하여 2013년 6월 17일 기준 약 108%를 기록했다.

S&P는 국내 은행산업 내 자금조달능력(system-wide funding) 과 관련한 한국정부의 역할은 과거 금융위기 기간 한국정부가 제공한 자금 및 유동성 지원을 감안하여 "강력한(strong)" 수준으로 보고 있다.

한국 정부는 과거 외화 은행채에 대한 보증을 제공하고, 국내 은행들의 자본적정성 강화를 위해 은행자본확충펀드(recapitalization fund)를 조성하기도 했다. 필요한 경우, 한국 정부는 이러한 지원책을 계속해서 제공해 줄 것으로 S&P는 예상한다. 한국의 외환보유액은 2008년 이후 꾸준히 증가하여 2008년 말 미화 2,010억 달러였던 것이 2013년 5월말에는 미화 약 3,300억 달러로 늘어났다. 국내 은행들(외은지점 포함)의 외화 단기부채 대비 정부의 외환 보유액 비율 역시 상승하여 2008년 9월말 기준 약 1.5 배에서 2013년 3월말 기준 약 3.8배를 기록했다. 또한, 국내 규제당국에 따르면, 2013년 4월말 기준 국내 18개 모든 은행들은2008년과 동일한 수준의 스트레스 상황을 3개월 간 독자적으로 감내할 수 있는 충분한 수준의 외화유동성을 보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전체 차입금의 약 13%을 차지하고, 시장성 자금조달(wholesale funding)에 의존하고 있는 국내 은행들의 외화부채 구조는 여전히 국내은행들의 리스크 요인이라고 S&P는 보고 있다. S&P는 미국이 양적 완화 통화정책을 축소하는 출구 전략을 점진적으로 추진함으로 인해 향후 몇 년간 한국을 포함한 많은 아시아 국가들에서 잠재적으로 자본유출이 발생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으나, S&P의 기본 시나리오 하에서는 이로 인해 국내 은행들의 유동성이 급속히 위축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의 원화가치가 더욱 가파르게 절하되면서, 동시에 막대한 규모의 외화자본 유출이 발생하고, 또한 한국 정부로부터의 신속한 지원이 없는 상태가 상당 기간 지속될 경우, 국내 은행들은 외화부채에 대한 리파이낸싱(refinancing)을 하는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한국 정부가 국내 은행들을 엄격히 모니터링하고 있다는 점과 최근 몇 년간 강화된 한국 정부의 지원능력 등을 감안했을 때, 위기상황이 발생 할 경우, 한국 정부가 자금 및 유동성 지원을 적시에 제공해 줄 것으로 S&P는 판단했다.

S&P는 한국의 상대적으로 건전한 재정상태 및 최근 몇 년간 높은 수준의 경상수지 흑자를 기록한 점, 그리고 향후 몇 년간 한국 및 글로벌 경기가 점진적으로 회복될 것으로 예상하는 S&P의 전망이 한국 정부의 잠재적 지원 가능성에 대한 신뢰를 뒷받침해주는 요인으로 작용한다고 보고 있다.
그러나, 당분간 잠재적인 외화부채 조달 비용 상승 및 최근 약화된 금융시장 환경 등으로 인해 국내 은행들의 수익성이 추가적으로 하락할 수 있고, 향후 몇 년간 국내 은행들의 수익성은 압박을 받을 것으로 예상했다.

kmh@fnnews.com 김문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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