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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 비상체제 ‘5인 경영위원회’로 위기 관리

전용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3.07.03 04:19

수정 2014.11.05 12:44

CJ 비상체제 ‘5인 경영위원회’로 위기 관리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한 CJ그룹이 그룹 공동대표인 손경식 회장을 위원장으로 한 그룹경영위원회를 발족하고 '신뢰경영'과 '책임경영'을 양대 비상경영 기조를 수립했다.

특히 신뢰경영을 통해 이번 사태로 하락한 그룹 신뢰도 제고는 물론 사회공헌 활동에도 적극 나서겠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빈자리를 채우기는 역부족일 것이라는 분석이다.

■그룹경영 5인 위원회 본격 발족

CJ그룹은 2일 이재현 회장의 경영공백을 최소화하고 그룹경영을 안정적으로 이끌기 위해 5인의 경영진으로 구성된 '그룹경영위원회'를 발족했다.

현재 '수펙스추구협의회'를 통해 집단 비상경영체제를 운영 중인 SK그룹과 비슷한 모양새다.

그룹경영위원회는 위원장인 손 회장을 필두로 이 회장의 누나인 이미경 CJ E&M 부회장과 이채욱 CJ대한통운 부회장, 이관훈 CJ㈜ 사장, 김철하 CJ제일제당 사장 등 주요 계열사 전문경영진 3명이 참여한다. CJ그룹은 내부적으로 조만간 외부 전문가 풀(Pool) 또는 자문단을 구성해 그룹경영위원회를 보좌한다는 방침이다.

CJ그룹 관계자는 "전문경영인 체제를 강화함과 동시에 안정적 그룹 경영을 지속하기 위해 경영위원회체제를 도입하게 됐다"면서 "주요 현안에 대한 그룹의 의사결정은 위원회에서 심의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중요 심의사항으로는 그룹의 경영안정과 중장기발전전략, 그룹 경영의 신뢰성 향상 방안, 그룹의 사회기여도 제고 방안 등이 포함된다.

■외부 전문가 조직 구성해 보좌

그룹 경영위원회가 향후 논의할 주요 심의사항 중 가장 중점을 두는 것은 바로 '신뢰성 향상 방안'이다.

그동안 CJ그룹이 급성장하면서 생겨난 국민과의 간극이 오늘날 이 같은 결과를 초래했다는 판단 아래 '신뢰경영'을 통해 좀 더 국민에게 다가가겠다는 것이다. 이에 그룹에 대한 오해가 있는 부분은 적극 소통하며 풀고 제도적으로 보완할 부분이 있으면 과감하게 손을 보겠다는 계획이다.

실제 이관훈 사장은 이날 오후 발표한 임직원 대상 담화문에서 "앞만 보고 달리다 보니 주변과 호흡하며 살아가는 일에 다소 미흡했다"면서 "우리 스스로는 주변을 배려하고 함께하는 데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했지만, 외부의 기대치에는 미치지 못한 것 같다"고 반성했다. 이에 "앞으로는 외부의 눈높이에도 관심을 가지면서 소홀함이 없도록 해야 되겠다"고 약속했다.

계열사별 책임경영제도 대폭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일반 제조업체와 달리 CJ그룹은 계열사별로 색깔이 뚜렷하기 때문에 그룹경영위원회가 총괄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이에 그룹경영위원회를 도울 외부 전문가 조직을 구성해 위원회 구성 초기에 생겨날 수 있는 혼란을 미리 방지하는 것은 물론 외부와도 소통할 계획이다.

■이재현 회장 빈자리 클 듯

하지만 이재현 회장의 빈자리는 여전할 것이라는 게 그룹 관계자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지난 1996년 제일제당그룹으로 출범한 CJ그룹이 '종합식품기업'에서 '글로벌 생활문화기업'으로 거듭나기까지에는 이재현 회장의 뚝심이 뒷받침됐기 때문이다.
특히 문화.콘텐츠 부문에선 단기 실적에 급급한 전문경영인이라면 도저히 감당할 수 없을 투자를 진행해 왔다.

이 회장은 이관훈 사장이 발표한 담화문에서 "내 안위와 상관없이 임직원과 가족을 위해 그룹을 지속 발전시켜 달라"며 흔들리지 말 것을 주문했다.


재계 관계자는 "비록 그룹경영위원회가 발족돼 위기의 CJ그룹을 이끌겠지만 이재현 회장의 부재를 관리하는 수준일 것"이라며 "당분간 CJ그룹이 수세적인 경영을 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courage@fnnews.com 전용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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