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터고’ 성동일, “동기부여있는 악역 일부러 찾아” [인터뷰]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3.07.11 12:48

수정 2014.11.05 11:00



“‘미스터 고’는 아기자기한 눈물과 웃음이 있는 영화”

배우 성동일이 베테랑 에이전트 성충수로 분해 김용화 감독과 세 번째 호흡을 맞췄다.

9일 서울 종로구 팔판동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진행된 스타엔과의 인터뷰에서 성동일은 놀랄만한 영화가 나왔다고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성충수가 악역? “주변에서 볼 수 있는 일반사람”

‘미스터 고’에서 성동일이 맡은 역할인 성충수는 ‘인간 사냥꾼’이라고 불린다. 그는 베테랑 에이전트지만 인간미나 의리라곤 없이 선수를 이리저리 되파는 장사꾼 마인드를 가진 인물.

성동일이 표현하는 ‘인간 사냥꾼’ 성충수는 돈에 대해 맹목적인 인물이다. 그러나 성동일의 눈으로 바라본 성충수는 또 다른 면도 간직하고 있었다.


성동일은 극 중 캐릭터에 대해 “모든 사람이 태어날때부터 악인인 사람은 없다. 성충수도 우리 주변에서 가장 흔하게 볼 수 있는 일반적인 사람이다”라며 “어떻게보면 성충수는 좋은 선수를 좋은 조건에서 뛰게 만드는 사람인데 좋은 사람으로 볼 수도 있지 않을까”라고 반문했다.

이어 “어떤 관점에서 보느냐에 따라서 악인이 될 수도 있고 열심히 사는 사람이 될 수도 있다”라며 “나는 겉에서 보이는 것 외에 그 사람의 이면을 보려고 노력하는데 나쁜 역할에도 동기부여가 분명 있다. 그 동기 부여를 생각하게 되는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이는 그가 출연한 전작 SBS 월화드라마 ‘장옥정 사랑에 살다’의 장현 역도 마찬가지라며 “장현도 악역일 수 있겠지만 그 배역에게는 ‘딸’이라는 동기부여가 있었다”라며 “나는 일부러라도 이런 역할들을 찾아 하는 편이다”라고 밝혔다.

◇카메오로 출연한 오다기리 죠 “남자가 봐도 매력있는 성격”

‘미스터 고’에는 주조연 배우를 비롯해 화려한 카메오 군단이 등장한다. 야구를 소재로한 영화답게 추신수 선수, 류현진 선수는 물론이고 일본 배우 오다기리 죠가 출연해 존재감을 과시한다.

오다기리 죠에 대해 묻자 성동일은 “오다기리 죠에게는 촬영내내 정말 고마웠고 감사한 마음이 많이 들었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사정상 좋은 숙소를 못잡아줬었는데 불평불만이 전혀 없었다”라며 “일본 톱배우지만 촬영장에서 항상 예의가 바르고 불평없이 자신의 차례를 기다리는 모습을 보여줬다”라고 설명했다.


(사진=조혜인 기자)

또한 성동일은 “극 중 머리스타일도 세 번씩이나 수정해 탄생한 것이다. 별거 아닐 수도 있는 의상을 피팅하기 위해 직접 한국까지 왔다”라며 “차분하고 좋은 사람이다. 남자가 봐도 매력있는 성격이더라”라며 비중이 작은 배역일지라도 작은 부분까지 세심하게 신경쓰는 오다기리 죠를 극찬했다.

완벽한 시나리오 덕분에 애드리브도 절제했다는 그는 오다기리 죠와 함께 호흡을 맞춘 장면에서 몇안되는 애드리브가 나왔다며 “‘나는 30년째 한 미용실만 다닌다’라는 대사는 오다기리 죠가 제안한 대사다. 그 대사를 더 살리기 위해 나는 ‘스바라시’라고 맞장구를 쳤다”라며 명장면 탄생의 비화를 전하기도 했다.

◇김용화 감독과 세 번째 맺은 인연 “작업할때만 연락한다”

성동일과 김용화 감독은 영화 ‘미녀는 괴로워’, ‘국가대표’에 이어 ‘미스터 고’까지 세 작품을 함께한 파트너.

이만하면 김용화 감독을 말할 때 성동일을 떠올리고, 반대로 성동일을 보며 김용화 감독을 떠올리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일터.

‘미스터 고’까지 세 번이나 함께 호흡을 맞추게 된 이유를 묻자 성동일은 “우리 사이에는 신뢰가 깊다. 시나리오를 안본 상태에서도 김 감독이 하자고 하면 하게되는 것 같다. 그만큼 믿음이 깊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김용화 감독이라면 작품에 대해 듣지 않아도 ‘어떤 스토리들이 있겠구나’라고 생각하게 된다”라며 몇 년 동안 쌓아온 신뢰를 내비치기도 했다.


(사진=조혜인 기자)

그러면서도 성동일은 “촬영 외에는 김용화 감독과 만나지 않는다. 마지막 무대인사가 마지막 만남이다”라고 말해 의아함을 자아냈다.

이에 그는 “배우와 감독의 관계가 친한 형동생 사이가 되고 가족같이 되버리면 작품 자체가 흐름이 바뀔수 있다”라며 “어느정도 적정선을 유지한다.
그게 신뢰를 쌓고, 좋은 관계를 지켜나가는 방법인 것 같다”라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미스터 고’가 120억원을 투입한 아시아 최초의 입체 3D 디지털 캐릭터 고릴라 링링을 앞세워 기술력을 자랑한다면 링링 못지않은 가치를 지닌 성동일 또한 영화의 자랑거리 중 하나가 될듯하다.


한편 ‘미스터 고’는 야구하는 고릴라 링링과 15세 매니저 소녀 웨이웨이(서교 분)가 한국 프로야구단에 입단하며 펼쳐지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으로 오는 17일 개봉한다.

/파이낸셜뉴스 스타엔 djwlddj@starnnews.com오진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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