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업계에 따르면 기아차는 전기차 레이 EV의 가격을 4500만원에서 3500만원으로 1000만원 내린다. 여기에다 정부 보조금 1500만원을 지원받으면 2000만원에 구입할 수 있다. 기아차 관계자는 "내부에선 사실상 합의 된 상황이지만 가격인하 발표는 이르면 다음달에서 늦어도 9월안에는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앞서 지난 3월 르노삼성은 당초 6000만원으로 정해졌던 전기차 SM3 Z.E의 가격을 2000만원 낮춘 4500만 원에 판매한다고 밝힌 바 있다. 정부 지원금을 감안하면 3000만원에 구입할 수 있다.
환경부 관계자는 "올 하반기부터 내년까지 국내브랜드는 물론 해외브랜드들의 전기차가 대거 출시될 것으로 알려졌다"며 "이에 국내 자동차 회사들은 본격적인 경쟁에 앞서 가격을 내려 전기차 시장 선점을 위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관계자는 이어 "수입 전기차가 국내에 출시 되도 정부가 지급하는 보조금은 동일"하다며 "관세철폐 등으로 인해 차별적 정책을 펼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르노삼성의 SM3 Z.E.와 한국지엠의 스파크 EV는 올 하반기 신형 모델을 국내시장에 선보일 예정이다. 기아차의 쏘울과 현대차의 아반떼급 전기차는 내년 국내에 출시 된다. 수입차 브랜드로는 BMW i3가 내년 상반기에, 폭스바겐도 내년 국내 시장에 골프 전기차를 출시 할 계획이다.
국토해양부의 자동차 신규등록 현황에 따르면 전기차는 올해 1·4분기 234대 등록됐다. 이는 지난해 동기 38대보다 515% 성장한 수치다. 하지만 올해 상반기 국내 시장에 신규 등록 된 전체 자동차 수가 1916만337대임을 감안하면 전기차가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아직 미미한 셈이다.
한국자동차공학협회 관계자는 "전기차 시장은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긴하지만 아직 전체 회사 매출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작은 편"이라며 "가격을 내리더라도 판매량을 늘려 시장을 선점하는게 무엇보다 중요한 시기"라고 말했다.
시장선점을 위한 전기차 가격인하 움직임은 비단 국내 시장만의 일이 아니다. 지난 12일 경제전문지 포브스는 미국시장에서 포드의 전기차 포커스 2014년형이 기존 3만9200달러(한화 4410만원)에서 4000달러 내려간 3만5200달러(한화 3960만원)에 나왔다고 발표했다. 연방정부의 세제 지원 혜택 7500달러를 받으면 2만7700달러(한화 3110만원)에 구입할 수 있다. 미국시장에서 지난 1월 전기차 가격인하를 닛산 자동차가 최초 선언한 이후 혼다, 지엠, 피아트가 잇따라 전기차 가격인하를 제사했지만 포드는 "인하 계획이 없다"며 버티고 있던 시점에 나온 정책이라 업계는 전기차 시장선점 경쟁이 본격화 됐다고 보고 있다.
pja@fnnews.com 박지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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