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일본의 과학 노벨상 수상 횟수 0 vs. 16'
2008년 10월 일본 열도는 과학 노벨상 수상자 4명을 배출했다는 뉴스로 뜨겁게 달아올랐다. 난부 요이치로 미국 시카고대 명예교수, 마스카와 도시히데 교토산업대 교수, 고바야시 마코토 고에너지가속기 연구기구 특별영예교수가 물리학상을, 시모무라 오사무 미국 보스턴대 명예교수가 화학상을 받았다.
한국의 매체들은 과학 노벨상 수상자를 잇달아 배출하는 이웃나라의 소식을 전하면서 부러워했고, 우리의 상황을 안타까워했다.
그러나 일본이 다수의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하게 된 것은 하루아침에 이뤄진 것이 아니며, 우리와 다른 과학연구의 전통이 있기 때문이다. 과학기술정책연구원에 따르면 우리의 과학연구는 여전히 경제발전과 연계하려는 속성이 강하지만, 일본은 지적탐구의 전통을 갖고 있으며 최근에는 과학을 통해 전 지구적인 가치를 해결하려는 성향도 보이고 있다.
우리나라가 2002년 이후 세운 세 차례의 과학기술기본계획은 경제발전과 신산업 창출에 집중됐다. 김대중, 노무현 정부의 과학기술기본계획은 각각 정보기술(IT)·생명공학(BT)에 주력하며 미래산업의 먹거리 창출에 초점을 맞췄다. 이명박정부 들어서는 융합·기초·원천기술 확보에 주력한다는 목표를 세우기도 했다.
일본은 1996~2015년 20년간 과학기술창조입국을 표방한 4단계의 과학기술기본계획을 수립해 연구를 해왔다. 일본의 제2, 3기 과학기술기본계획(2001~2010년)은 지식기반사회의 '지식' 창출을 최고의 가치로 존중하는 문화를 보였다. 또 2011년 3월 리히터규모 9.0의 동일본 대지진으로 후쿠시마 원전 방사능 누출사고가 발생하자 전 지구적 문제에 대한 근본적인 성찰과 위기 극복이라는 4기 과학기술기본계획(2011~2015년)을 수립하기도 했다.
과학기술정책연구원 미래연구센터 홍성주 부연구위원은 "일본은 1860년대 메이지유신 시대부터 과학기술을 지원해 1940년대 첫 노벨상을 탈 만큼 오랜 기간 연구의 전통이 쌓여 있다"며 "우리의 기초과학 투자는 국제통화기금(IMF) 체제를 지나 2000년대 중반에 본격화된 만큼 노벨상에 다가서려면 아직 시간이 더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특별취재팀 윤정남 팀장 김경수 정명진 임광복 이병철 박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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