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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 등 신흥시장, 금리 올려도 통화가치 폭락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3.07.24 04:09

수정 2014.11.04 17:09

브라질, 인도, 인도네시아 등 일부 신흥시장이 자국 통화가치를 끌어올리기 위해 취한 금리인상은 스스로 무덤을 파는 꼴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미국 경제전문방송 CNBC는 22일(이하 현지시간) 전문가들의 분석을 인용해 일부 신흥시장 국가들이 통화가치 폭락을 막기 위해 금리인상 카드를 꺼내들고 있지만 환율 상승을 막지 못하고 있다면서 결국 기대한 정책효과도 거두지 못한 채 경기둔화 폭을 심화시키는 역풍을 맞게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상품가격 하락 속에 통화가치가 떨어지면서 브라질과 인도네시아가 올 들어 금리를 올려 자본 이탈을 막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가운데 최근에는 인도까지 금리인상 대열에 합류했다.

올 들어 통화가치 하락세가 지속되는 와중에 지난 5월 벤 버냉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이 연내 양적완화(QE) 규모를 줄일 수도 있다고 밝히면서 자본 이탈과 통화가치 하락 속도가 빨라졌기 때문이다.

막대한 경상수지 적자를 기록하고 있는 이들 3개국은 자본 이탈을 막아 통화가치 평가절하 속도를 늦추기 위해 금리를 끌어올리고 있지만 빠져나가는 돈의 흐름을 되돌리지 못하고 있다.

버냉키 의장이 QE 축소를 시사한 5월 22일 이후 브라질 헤알과 인도 루피는 각각 10%, 7.2% 폭락했고 인도네시아 루피아는 3% 더 떨어졌다.

4월 이후 브라질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1.25%포인트 인상하는 등 이들 3개국 중앙은행의 금리인상 약발이 좀체 먹히지 않고 있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금리인상이 통화가치 급락을 막는 데 도움이 되지 못하는 반면 경제성장을 크게 해치게 될 것이라고 경고하고 나섰다.


리오리엔트 파이낸셜 마케츠 수석 시장전략가 우에 파파트는 "금리인상은 자본을 역내에 붙잡아 두기 위한 방편이기는 하지만 지금처럼 미국이 통화긴축에 나서는 상황에서는 무용지물"이라며 "이는 경제상황을 악화시키고 유출을 가속화할 뿐"이라고 지적했다.

고금리 속에 지속적인 통화가치 약세가 겹치면 △유동성 경색 △미 달러 표시 채권 비용 증가 △수입물가 상승 등을 포함해 다양한 경제적 문제를 유발하게 된다.


이는 가뜩이나 둔화된 경제성장 속도를 더 늦추는 결과를 빚는다.

이날 프랑스 은행 크레디아그리콜은 보고서에서 인도의 금리인상이 급격한 성장률 하락을 부를 것이라면서 "은행 간 시장유동성 경색이 완화되지 않으면 인도의 성장률, 물가상승률(인플레이션) 전망을 조정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한편 이스트스프링스 인베스트먼츠 투자책임자 니컬러스 페레스는 "중앙은행의 긴축정책에도 불구하고 통화가치가 급격히 떨어진다는 것은 나쁜 조짐"이라면서 "이는 신흥시장의 정책이 신뢰를 얻지 못하고 있음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우려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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