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수 배우러 왔습니다." 국내 직원 수만 2000명이 넘는 대우인터내셔널의 수장 이동희 부회장이 경영 노하우를 전수받기 위해 '칼국숫집 사장님'을 찾아 화제다.
대우인터내셔널에 따르면 최근 이 부회장은 서울 남대문로 본사 근처에 위치한 한 칼국수 식당을 찾았다. 평소 이 부회장의 단골집이기도 하지만 이날은 식당 사장 내외와의 인터뷰를 위해서다.
대우인터내셔널 관계자는 "평소 해당 식당을 자주 찾는다"며 "특히 식당 직원들의 투철한 주인의식에 대해 사내 회의시간 등을 통해 여러번 언급한 바 있을 정도로 많은 관심을 갖고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약 1시간 동안 진행된 이날 인터뷰에서 이 부회장은 국내 최대 종합상사 최고경영자(CEO)로서의 모습은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사장 내외의 말 한마디 한마디를 경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그동안 식당을 찾을 때마다 느꼈던 종업원들의 '주인의식'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고 한다.
이는 인터뷰 후 포스코 그룹내 웹진인 '포스코&'에 올라온 글에서도 잘 나타나 있다.
이 부회장은 "전체 종업원들이 손님에 대해서 굉장히 신경을 쓰는 것 같다"며 "손님이 물이라도 조금 마시고 싶은 표정만 보이면 가져다 줄 정도로 고객을 항상 쳐다보고 있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그는 "식당 안에서 누가 주인이고 누가 종업원인지 모를 정도로 정말 모두 열심히 일하는 모습이 감명 깊었다"며 직접 인터뷰를 요청한 이유를 전했다. 회사 측에 따르면 이 식당에는 사장 내외와 종업원 5명이 일하고 있다.
소통 경영과 감동 경영에 대한 조언도 다시금 되새긴 모습이다. '직원에게 전권을 줘라' '마음으로 사람을 사야 한다' '분위기 메이커가 돼라'는 등의 조언을 주의 깊게 들은 것.
대우인터내셔널 관계자는 "평소 소통 경영을 중시하는 경영 스타일이 바탕이 된 것 같다"며 "이번 칼국숫집 사장님과의 인터뷰 내용을 본 직원들은 댓글 등을 통해 하나같이 '주인의식'의 중요성을 공감한 것은 물론 어려운 때일수록 '내가 회사의 주인이다'라는 철저한 프로의식을 갖도록 하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한편 이 부회장은 1977년 사원으로 당시 포항제철에 입사한 후 2009년 포스코 대표이사 사장까지 오른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대우인터내셔널은 2010년부터 이끌고 있다.
fnkhy@fnnews.com 김호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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