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저·헬스 레저

[한국관광 100선] (8) 인천 차이나타운

송동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3.08.01 16:46

수정 2013.08.01 16:46

[한국관광 100선] (8) 인천 차이나타운

【 인천=송동근 기자】 인천은 예로부터 근대사의 여명을 가장 먼저 맞이한 곳으로 대륙의 문물이 한반도에 전해지고, 우리의 문물이 해외로 나가는 관문이었다. 또 나라가 위기에 처했을 때마다 그 중심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다한 곳이기도 하다.

오늘날 인천이 동북아 중심도시를 꿈꾸며 갖는 잠재력과 그 가능성은 무한하다. 인천국제공항, 인천항 등을 통한 개방성을 비롯해 중국과 가장 가까운 경제자유구역 및 동북아 물류 비즈니스 인프라, 한반도 신성장 동력 중심지 등의 여건을 모두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송도유원지를 비롯한 작약도, 월미도, 연안부두, 소래포구 등 뛰어난 해양관광자원과 도시 곳곳의 문화유적이 인천의 매력을 한껏 더해준다. 특히 인천시 중구에 자리한 차이나타운은 1883년 인천항 개항 이후 중국인들이 모여 살면서 독특한 문화가 녹아든 '한국 속의 작은 중국'으로 중국을 보다 가깝게 느껴볼 수 있는 곳이다. 한국인이 꼭 가봐야 할 '한국관광 100선'에도 이름을 올려 연중 관광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한국 속의 작은 중국, 차이나타운

옛 흔적이 잘 보존된 중국인 점포 주택이 즐비하고 화교인들이 직접 만든 정통 중국 요리를 맛볼 수 있는 차이나타운 거리는 1884년 청국영사관이 설치되면서 형성되기 시작했다.
당시 지금의 북성동, 선린동 일대를 중심으로 화교들이 하나둘씩 모여들고 중국 산둥반도와 정기적으로 배가 운항되면서 그들의 숫자가 크게 증가했다. 당시 화교들은 중국에서 가져온 식료잡화, 소금, 곡물들을 청관거리라 불리는 이곳에 내다 팔았고 우리의 사금 등을 사들여 상권을 점차 넓혀갔다. 청관거리에는 유명 요릿집과 무역상들이 대거 자리를 잡으면서 인천 최대의 상권으로 발전해 오늘날 1만여명이 북적이는 작은 중국으로 발전하게 된 것.

현재 차이나타운 특구 내에는 정통 중국음식점은 물론 잡화특산품점, 음식재료점 등이 길게 늘어서 관광객을 맞이하고 있다. 이곳에서 만날 수 있는 주요 볼거리는 삼국지 벽화거리, 패루(牌樓·중국식 전통대문), 청·일조계지 경계계단, 한중문화관, 짜장면박물관, 중국식 점포 등을 꼽을 수 있다.

먼저 인천역에서 패루를 지나 언덕을 조금 오르면 차이나타운 중심거리에 이르게 된다. 1884년 청국조계가 조성되면서 만들어진 이 거리에서는 120년이 지난 지금도 치파오(중국 전통의상)를 입은 화교 상인들과 최근 새로 지은 중국식 근대건축물, 중국을 상징하는 붉은 색의 간판, 홍등을 만나볼 수 있다. 아울러 차이나타운의 대표음식인 짜장면과 월병, 공갈빵, 중국차 등도 맛볼 수 있어 나들이의 즐거움을 더해준다.

인천 차이나타운 삼국지 벽화거리
인천 차이나타운 삼국지 벽화거리


■문화예술이 융합된 아름다움, 패루

차이나타운에서 가장 눈에 띄는 패루는 중국 웨이하이시가 기증한 차이나타운의 대표적 상징물로 마을 입구나 대로를 가로질러 세운 탑 모양의 중국식 전통대문이다. 정교하면서도 아름다운 건축장식과 문화예술이 하나로 융합된 상징성이 매우 인상적이다. 현재 차이나타운 내에는 중화가(中華街), 선린문(善隣門), 인화문(仁華門) 등 모두 3개의 패루가 있다.

차이나타운 최고의 먹을거리는 단연 짜장면이다. 국내 첫 짜장면집으로 알려진 '공화춘(共和春)'은 1908년 무렵 지어진 중국음식점으로 중국 산둥지방의 장인이 직접 지었다는 중정형의 식당이다. 외부는 벽돌로 마감하고 내부는 중국 특유의 다양한 문양과 붉은색의 화려함으로 장식했다. 처음에는 무역상들에게 숙식을 제공하는 곳으로 이용되다 중화요리가 대중적인 인기를 끌면서 대형 연회장을 갖춘 유명 음식점으로 그 명성을 날렸다.

현재는 중구청이 건물을 매입한 후 건물을 개·보수해 화교의 생활사, 짜장면의 역사, 조리법 등을 소개하는 전시공간 및 짜장면 박물관으로 활용하고 있다.

인천시 기념물 제51호로 지정된 청·일 조계지 경계계단은 1883년 설정된 일본조계와 1884년 마련된 청국조계와의 경계를 나타내는 계단으로 자유공원과 이어져 있다. 중앙에는 돌계단을 놓고 계단 양쪽으로는 조경 공간을 두었다. 자유공원 서남쪽 가파른 언덕에 위치한 이 계단을 중심으로 청국과 일본 건물들이 확연히 다르게 배치돼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계단 위쪽에는 중국 칭다오시에서 기증한 공자상이 세워져 있어 사진 찍기에 좋다.

■대표적 볼거리 '삼국지 벽화거리'

한중문화관은 인천 차이나타운 활성화를 위해 지난 2005년 인천 중구에서 건립한 곳으로 주말이면 다양한 공연과 한국인을 위한 중국어교실, 중국인을 위한 한국어교실 등이 진행된다. 무료 영화상영 및 각종 기획전도 수시로 열려 양국 문화를 쉽게 이해할 수 있는 곳으로 제격이다. 한·중 교류의 흐름은 물론 중국의 역사, 문화, 생활상 등을 알아볼 수 있어 아이들과 함께라면 한번쯤 들러볼 만하다.

이어 만나게 되는 '삼국지 벽화거리'는 차이나타운에서 대표적인 볼거리 중 하나다. 삼국지 속 유비, 관우, 장비, 제갈공명 등의 이야기를 소개하는 150m 길이의 대형벽화가 길게 펼쳐져 눈길을 사로잡는다. 후한 말의 역사적 사실을 고사성어와 그림으로 표현한 과거로의 시간여행이 그만이다.

중국식 사당인 의선당(義善堂)에도 꼭 들러보자. 의선당이 세워진 시기는 정확하게 알려져 있지 않지만 중국인들의 교화 기관으로 지금의 사원 역할을 했다고 보면 틀리지 않다. 이름 그대로 '의(義)를 지키고 착하게(善) 살자'는 뜻으로 부처, 관음보살, 관운장 등의 동상이 놓여 있다.


중국식 정원인 한중원(韓中園)도 빼놓을 수 없는 명소다. 이곳은 중국 4대 정원 중 쑤저우시에 있는 졸정원과 유원을 모티브로 설정해 만들었다는 아담한 정원으로 중국 문화와 정취를 한껏 느껴볼 수 있다.
한쪽 벽면에는 '날아가는 기러기를 보고 고향을 그리워한다'는 두보의 시 '귀안(歸雁)'이 새겨져있어 여행객의 발길을 잠시 멈춰 서게 한다.

dksong@fnnews.com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