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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역결핍질환을 앓고 있는 말기신부전환자도 신장이식 가능하다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3.08.05 10:45

수정 2013.08.05 10:45

면역결핍질환을 앓고 있는 말기신부전환자도 신장이식 후 면역억제제와 예방항생제로 잘 관리받으면 감염 등 합병증 없이 건강하게 살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대학교병원 소아신장이식팀은 지난해 12월 만성육아종병과 만성신부전을 앓고 있는 최 모군(15·남)의 신장이식에 성공했다고 5일 밝혔다.

만성육아종병은 면역계의 특정 세포(식세포)에 유전성 이상증후군이 생겨 면역력이 떨어지고 감염이 만성적으로 재발하는 면역결핍 질환으로 나쁜 균이 우리 몸에 침투해도 적절히 대처하지 못한다.

최 군은 만성육아종병으로 출생 직후부터 반복되는 감염으로 항생제를 비롯한 다양한 약을 지속적으로 맞아 왔다. 그 후유증으로 7세 때부터 신장 기능이 점차 나빠지기 시작했다.


최근에는 사구체 여과율이 15mL/min 이하로 떨어지며 말기신부전 상태가 돼 생명을 지속하기 위해서는 혈액투석이나 복막투석 또는 신장이식을 받아야 했다.

투석을 받으려면 투석용 혈액도관이나 복막도관을 몸에 삽입한 채 지내야 하지만 면역력이 낮은 최 군은 도관이 지속적인 감염의 경로가 될 위험이 높았다.

또 신장 이식을 받으면 도관을 삽입할 필요는 없지만 면역억제제를 꾸준히 복용해야 하므로 면역결핍 질환을 앓고 있는 최 군에게는 감염 재발 위험이 있었다.

서울대학교병원 신장이식팀은 이식 후 면역억제제를 복용해도 환자가 감염과 같은 합병증을 앓는 경우가 드문 것을 확인한 후 신장이식을 결정했다. 만성육아종병을 앓고 있는 말기신부전 환자에게 신장이식을 하는 것은 국내에서는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해 11월 7일 최 군의 어머니가 아들에게 신장을 기증했고 5시간의 수술로 신장이 이식됐다. 이후 최 군은 11월 21일 건강한 모습으로 퇴원했다.


현재 최 군은 한 달에 한 두번 병원을 찾아 면역억제제와 예방항생제를 처방받고 있다.

올해 7월까지 최 군의 사구체 여과율은 정상인에 가까운 70 mL/min로 신장을 잘 관리하고 있으며, 다른 감염 질환 없이 건강한 모습으로 학창시절을 보내고 있다.


서울대학교병원 소아청소년과 강희경 교수는 "최 군의 성공적인 신장이식 사례로 합병증으로 고통받고 있는 만성, 난치성 질환 환자들도 장기이식으로 건강한 삶을 되찾을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pompom@fnnews.com 정명진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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