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증권일반

취업난 속 주식시장에 대학생들 스펙쌓고 창업으로 몰려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3.08.07 16:19

수정 2013.08.07 16:19

'이태백'(이십세 태반이 백수) 등으로 대변되는 취업난이 가중되면서 주식시장을 찾는 대학생들이 늘어나고 있다. 주식시장에서 스펙을 쌓으면 취업에 도움이 될 뿐 아니라 수익을 낼 경우 '1석 2조'의 효과를 거둘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에는 대학교 주식 동아리에서부터 시작해 자문사 창업을 일꾼 선배들이 속속 배출되면서 취업보다는 창업에 관심에 관심이 더 쏠리고 있다.

하지만 과거에는 주식시장이 대세 상승기 였다는 점에서 수익이 어느 정도 보장됐다면 현재는 정체기를 겪고 있어 주식 투자 노하우를 습득하기 전까지는 창업은 미루는 것이 낫다는 것이 선배 창업자들의 조언이다.

대박을 쫓아 주식시장에 입문했던 과거와 스펙쌓기와 창업을 위해 뛰는 현재의 모습을 알아봤다.


■2000년대초엔 '대박'을 꿈꿨다

수익률 2191%, 2057%. 1999년 한화증권 사이버 수익률게임에서 1·2회 연속 우승을 거머쥔 박정윤씨는 뭇 대학생들의 동경의 대상이었다. 그의 코넷 아이디 '대박'은 세간에 대박 열풍을 일으키기도 했다.

이 대박 열풍은 당시 대학생들을 주식시장으로 몰아 세웠다. 이재완 에셋디자인투자자문 대표이사도 그 중 한 명이다.

그는 대학교에 입학한 1999년도부터 주식 투자에 나섰다. 하지만 주식시장 입문 2년 만에 3000만원 가량을 손해 보면서 그의 꿈은 깡통계좌로 변모했다.

이 대표는 7일 "그땐 주식에 관심있는 친구가 소수였다. 포털사이트 주식카페에서 간간이 교류하는 정도"였다고 말했다. 입대 후 투자처, 투자원칙 등을 독학하고 몇몇 전문가들을 찾아다녔다. 2003년, 6개월 만에 1억원의 수익을 올린 그는 친구 6~7명과 합심해 교내 가치투자연구회 'RISK'(당시 고대투자동호회)를 창립하기도 했다.

2009년 3월 학회동기 최정용 대표와 설립한 투자자문사는 현재 자산 1000억여원을 운용하는 대형 회사로 불어 났다. 직원도 4명에서 11명으로 두 배 넘게 증가했다.

■2013년엔 '스펙'을 위해서

최근 주식공부는 펀드매니저, 애널리스트 등 관련 직업을 갖기 위한 주요코스가 됐다. 주식에 대한 흥미를 넘어서서 스펙을 쌓아가는 분위기가 늘고 있는 것. 여기에 취업이 어려운 사회 분위기도 일조하고 있다.

서울대투자연구회(SMIC) 회장 홍동성(26)씨는 "현재 주식을 공부하는 회원 21명과 펀드운용팀 5명이 활동 중"이라며 "자금을 대량으로 굴리기보단 리서치에 중점을 두고 조금씩 분산투자한다"고 말했다.

기업분석부터 실전 투자까지 총체적인 과정을 다루면 인턴 활동이나 취업 시 도움이 된다는 설명이다. 그는 "회원 중 60% 가량이 졸업 후 관련 분야에 진출한다"고 덧붙였다.

2000년대 중반부터 잠재고객을 잡으려는 증권사들이 대학생 지원을 확대해 온 것도 한몫했다.
'대졸공채 인턴십', '리서치센터 인턴십' 등을 내건 각종 모의투자대회가 취업문이 좁아진 대학생들을 이끈 것.

신한금융투자 관계자는 "현재 진행 중인 대학생 모의투자대회에 개인리그 2000여명, 팀리그 100개팀이 지원했다"며 "첫 대회임에도 지원자가 몰려 주식투자에 대한 학생들의 열기를 느끼고 있다"고 전했다.

이 같은 흐름에 학생들의 교류도 늘었다.
대학생투자동아리연합(UIC)에 전국소재 42개교가 가입하는 등 지역간·학교간 교류도 활발한 추세다.

kjw@fnnews.com 강재웅 기자 신아람 수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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