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젊은이들 사이에 클럽을 통해 '디자이너 드럭(Designer drug)'이라는 환각제가 유행하고 있다. 강도는 낮지만 에너지 음료와 위스키를 섞어 마시는 '슈퍼밤(super bomb)'도 그중 하나다.
디자이너 드럭이란 외국의 젊은이들이 이미 오래전부터 환각 파티 등에서 자주 사용했던 이른바 클럽 드럭을 말한다. 문제가 된 대표적인 디자이너 드럭으로는 '엑스터시'가 있다
국내에서는 국제통화기금(IMF)외환위기 이후 해외에서 엑스터시를 사용했던 유학생들이 대거 귀국하게 되면서 이태원 및 홍대 클럽들을 중심으로 광범위하게 퍼져나가기 시작한 바 있다. 엑스터시는 일시적으로 기분이 들뜨고 비현실감과 함께 타인에 대한 친밀도가 증가하는 효과를 보이며 술과 함께 복용하게 될 경우 효과가 급격히 증가한다. 하지만 대뇌의 체온조절중추 기능을 마비시켜 고열에 의한 사망 등 부작용을 일으켜 사회적 문제가 됐다.
■우리도 마약 청정지대 아니다
대한신경정신의학회 한창우 학술위원(한국중독정신의학회 정책간사)은 13일 "최근에는 마약류라고 분류되는 물질들이 여러 경로를 통해 국내로 유입되면서 더 이상 우리나라도 마약 청정지역이 아니다"라며 "이는 전 세계적으로 매년 수백여종의 신종마약이 만들어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는 지난 4월 파라-메톡시메스암페타민(PMMA)과 메톡세타민 등 15개 물질을 임시 마약류로 지정하겠다고 예고했다.
새로 지정된 물질들은 기존 마약류 물질의 화학 구조를 의도적으로 변형시켜 강력한 환각 및 중독 효과를 나타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러한 신종마약은 법적 제재를 피하기 위해 기존 마약류의 변형된 형태인 유사제제나 유도제가 개발돼 사용되는 것이다. 또 수면유도용 약물인 프로포폴과 같이 기존에 의학적인 용도로 사용되고 있던 제재가 중독성이 심각한 것으로 확인된 경우나 몇 가지 남용약물을 섞어서 새로 조합한 물질들도 모두 신종마약에 포함된다.
■졸피뎀이나 수퍼밤도 중독성 커
수면제인 졸피뎀도 중독성이 나타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미국 식품의약품안정청(FDA)은 지난해 졸피뎀을 투약하고 난 다음날 운전 등의 활동에 지장을 초래할 수 있다는 이유로 복용량 감소를 권고한 바 있다. 또 미국 약물남용 및 정신건강청(SAMHSA)은 올해 3월 약물남용경고 보고서를 통해 지난 5년간 졸피뎀 부작용으로 응급실을 찾은 사례가 220%나 증가했다며 오남용의 위험성을 경고한 바 있다.
졸피뎀의 경우 투약 후 급격한 집중력 저하 등으로 사고 위험성이 높아지고 졸피뎀 복용 후 완전히 수면에 들기 전에 약에 취한 상태에서는 의도하지 않은 엉뚱한 행동들이 나타날 수 있다.
또 잠에서 깬 다음날 전날 있었던 약물 복용 후 잠이 들기 전까지의 행동들이 기억나지 않는 전향성 기억상실을 유발할 수 있다. 특히 알코올 및 기타 신경안정제와 함께 복용하면 부작용이 급격히 증가한다.
클럽 등에서 유행하는 슈퍼밤은 각성효과를 증대시키기 위해 고용량의 카페인과 술을 섞어 만든다. 술과 카페인은 마약류라고 분류할 수는 없지만 과다 사용했을 경우 중독질환을 유발할 수 있는 물질이다. 또 슈퍼밤의 제조에 사용되는 고용량의 카페인 음료는 시중에서 정상적으로 유통될 수 없는 종류가 대부분이다. 짧은 시간 동안 알코올의 섭취와 함께 고농도의 카페인이 체내에 흡수될 경우 더욱 많은 부작용 및 건강을 악화시킬 수 있다.
pompom@fnnews.com 정명진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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