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6일 밤(현지시간) 필리핀 해상에서 발생한 선박 충돌 사고로 34명이 사망한 가운데 85명의 실종자에 대한 구조작업이 계속되고 있다고 18일 AFP통신이 보도했다.
여객선 ‘세인트토마스아퀴나스’는 지난 16일 필리핀 세부 항 앞 바다에서 화물선 ‘설피시오 익스프레스7’ 과 충돌해 침몰했다. 당시 정원 692명인 여객선에는 180명을 초과한 870여명이 승선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당초 알려진 실종자수 170명은 집계 오류에 따른 것으로 실제 실종자는 85명인 것으로 밝혀졌다.
그레고리 파빅 필리핀 해군 대변인은 “비바람이 몰아치는 날씨로 인해 잠수부들이 가라앉은 선체 내부로 들어가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음에도 최선을 다해 구조작업을 펼치고 있다”며 “선내의 공기가 머물고 있는 장소에서는 72시간 정도 살아남을 수 있기 때문에 아직 실종자들의 생존에 대한 희망을 버리기에는 이르다”고 말했다.
필리핀 당국은 그러나 이러한 희망에도 불구하고 추가적으로 생존자를 찾을 확률은 낮은 것으로 보고 있다.
당국은 선내에 남아있는 실종자 수를 정확히 파악하지 못하고 있어 세부 항 인근 3.2㎞ 반경에 걸쳐 물 위에 떠 있을 수 있는 실종자 수색도 함께 진행하고 있다.
한편 설피시오 익스프레스 7은 충돌 충격으로 선체가 움푹 파였으나 침몰하지는 않아 36명의 승무원은 무사히 항구로 귀환했다.
필리핀 해운산업청 관계자는 “두 선박 모두 안전검사에 통과해 항해에 적합한 상태였다”며 “운전자 실수로 인해 어느 한 척이 잘못된 항로로 진입하면서 발생한 사고로 보인다”고 말했다.
여객선은 7100개의 섬으로 이뤄진 필리핀의 서민층에게 있어 중요한 교통 수단이다.
그러나 빈약한 안전 기준과 느슨한 관련법 집행으로 인해 해양 사고가 빈발하고 있다.
1987년 마닐라 인근에서는 유조선과 여객선이 충돌해 성탄절을 맞아 필리핀을 찾은 휴양객 4300여명이 목숨을 잃는 최악의 해운 참사를 빚기도 했다.
2008년에도 중앙 시부얀섬 인근에서 여객선 한 척이 태풍에 전복되면서 800여명이 사망한 바 있다.
(세부 AFP=뉴스1) 이준규 기자
※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