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정치일반

당정 ‘부동산 활성화법’ 3대 난제에 발목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3.08.22 16:57

수정 2013.08.22 16:57

당정 ‘부동산 활성화법’ 3대 난제에 발목

전·월세 문제 및 주택거래 부진에 따른 부동산시장 활성화 해법을 담은 법안들의 국회 통과에 적신호가 켜졌다. 부동산관련 법안을 다루는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에서 △철도민영화 소위 구성 △선 후분양제 도입·후 분양가 상한제 폐지 △4대강 사업 국정조사 실시 등의 굵직한 현안들을 놓고 여야가 힘 겨루기에 나섰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정부·여당이 강력히 추진 중인 '부동산 활성화 법'이 국토위 3대 현안에 밀리면서 하반기 부동산 거래절벽 사태가 지속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22일 정치권에 따르면 여야는 부동산시장 활성화 관련 법안 논의에 앞서 철도민영화 논란과 건설업계의 뜨거운 감자인 후분양제 도입 여부 및 4대강 사업 국정조사 실시 문제를 놓고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새누리당은 9월 정기국회에서 분양가 상한제 폐지 등 핵심규제 법안 처리를 통해 민심 잡기에 나선다는 복안을 갖고 있지만 이를 위해서는 1차 관문인 국토위에서 관련 법안들을 통과시켜야 한다.


그러나 부동산 관련 법들이 다른 핵심 현안들로 인해 심사논의 대상에서 후순위로 밀릴 것이란 관측이다. 1차적으로 국토위 소속 민주당 의원들은 법안심사 논의 전제조건으로 철도 민영화 관련 소위 구성을 내걸고 나섰다. 실제 지난 6월 임시국회에서 4·1 부동산 대책 핵심법안 중 여야 간 이견이 적었던 리모델링 수직증축 허용 법안(주택법)의 발목을 잡은 것도 철도 소위 구성 문제였다. 당시 여야는 철도 소위 구성을 둘러싼 팽팽한 기싸움 속에 법안심사소위를 단 한 차례 여는 데 그쳤다. 국토위 소속 민주당 의원실 관계자는 "철도소위 구성은 정부가 경쟁체제 도입이라고 주장하는 철도 민영화 진행 과정을 국회에 공개하라는 취지"라며 "당초 새누리당이 소위 구성에 합의했다가 반대로 돌아선 만큼 반드시 관철시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주택공급 방식을 현행 선분양제에서 후분양제로 전환하는 민주당의 당론도 부동산 활성화 관련법 통과의 복병으로 자리 잡고 있다. 민주당 내에서도 분양가상한제 폐지에 대해서는 찬반 양론이 갈리고 있다. 그만큼 부동산활성화법의 주요 법안인 분양가상한제 폐지에 대해서도 상황에 따라 야당의 입장도 유연한 편이다. 그러나 당내 강경파의 입장을 감안해 후분양제로 전환하는 것을 전제로 분양가 상한제 폐지안을 받아들여야 한다는 게 중론이다.

관련 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한 민주당 홍종학 의원 측은 "소비자와 건설사가 동등한 조건에서 주택을 거래할 수 있는 후분양제를 도입해야 한다"며 "공공과 민간 영역 모두 주택 건설공정이 전체공정의 80%에 달한 이후에 입주자를 모집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명박정부에서 추진된 4대강 사업 역시 국토위의 최대 현안으로 떠올라 부동산 관련 법안 심의를 빨아들이는 블랙홀이 될 것이란 전망이다.
부실공사와 녹조문제가 여당 내에서도 문제점으로 인식하고 있는 상황에서 민주당이 최근 당내 '4대강 불법비리 진상조사위(위원장 이미경)'를 중심으로 4대강 사업 문제를 쟁점 현안으로 띄웠기 때문이다.

국토위 관계자는 "4대강 사업이 대운하 위장사업으로 전환되는 과정에서 누가, 어떤 방법으로 지시 또는 개입을 했는지, 그리고 그 과정에서 얼마나 많은 비자금이 조성됐는지 여부를 철저히 검증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부동산 관련 법안의 논의에 앞서 먼저 논의가 돼야 하는 현안들이 산적해 있어 부동산활성화 법안의 통과 가능성은 마치 '낙타가 바늘 구멍 지나가는 격'이 될 것이란 분위기"라고 전했다.

elikim@fnnews.com 김미희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