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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여섯살 리디아 고, 그린을 지배하다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3.08.26 16:46

수정 2014.11.04 08:43

열여섯살 리디아 고, 그린을 지배하다

여자골프 아마추어 세계랭킹 1위인 뉴질랜드 동포 리디아 고(16.한국이름 고보경)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사상 최초로 대회 2연패에 성공했다.

여자 아마추어 세계랭킹 1위인 리디아 고는 26일(한국시간) 캐나다 앨버타주 에드먼턴의 로열 메이페어GC(파70.6403야드)에서 열린 LPGA투어 캐나다여자오픈(총상금 200만달러) 대회 마지막날 4라운드에서 보기는 1개로 줄이고 버디 7개를 쓸어담아 6언더파 64타를 쳤다. 최종 합계 15언더파 265타를 기록한 리디아 고는 2위 카린 이셰르(프랑스.10언더파 270타)의 추격을 5타 차이로 따돌리고 타이틀을 방어했다.

리디아 고는 작년 대회에서 알렉시스 톰슨(미국)이 2011년 나비스타 클래식에서 세운 LPGA투어 역대 최연소 기록을 15세 4개월 2일의 나이로 갈아치우며 정상에 올랐다. LPGA투어에서 아마추어 골퍼가 우승한 것은 이번 대회를 포함해 총 6차례지만 대회 2연패는 리디아 고가 처음이다.

리디아 고는 이번 우승으로 세계랭킹 (프로와 아마추어 종합) 19위에서 7위로 도약했다. 또한 캐나다여자오픈 2승, 유럽여자프로골프(LET)투어 뉴질랜드여자오픈, 호주투어 뉴사우스웨일스 오픈 등 프로대회에서 총 4승째를 수확했다.

1타차 공동 2위로 마지막 라운드에 임했을 때만 해도 리디아 고의 타이틀 방어는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됐다. LPGA투어의 강호 수잔 페테르센(노르웨이)과 2013 솔하임컵의 영웅 캐럴라인 헤드월(스웨덴)과 챔피언조에서 맞대결을 펼쳐야 하는 부담 때문이었다. 하지만 그것은 기우에 지나지 않았다. 리디아 고는 2번홀(파4)에서 4번홀(파3)까지 3개홀 연속 버디를 잡는 등 전반에만 5타를 줄이며 쟁쟁한 언니들을 주눅 들게 만들었다. 9번홀(파4)을 마쳤을 때 이미 2위 그룹과의 타수가 5타 차이로 벌어졌다.

12번홀(파4)에서 버디를 추가한 리디아 고는 13번홀(파4)에서 보기를 범해 다소 주춤했지만 대세에 아무런 지장을 주지 못했다. 추격자들이 스스로 무너졌기 때문이다. 페테르센은 14번홀(파5)에서 더블보기, 15번홀(파4)에서 보기를 적어내 우승권에서 멀어졌다. 선두로 출발한 헤드월도 13번홀까지 2타를 잃어 더 이상 경쟁상대가 아니었다. 이셰르가 3타를 줄여 단독 2위로 경기를 마치긴 했으나 마지막 한 홀을 남긴 리디아 고와 타수 차이가 4타여서 승패는 사실상 결정난 상태였다. 홀가분한 마음으로 갤러리의 환호 속에 마지막 홀 그린에 올라선 리디아 고는 3m 남짓의 버디 퍼트를 성공시켜 승리를 자축했다.

16세의 어린 소녀에게서 볼 수 없는 무서운 집중력이 승리의 원동력이었다. 그것은 마지막 라운드 데이터로 충분히 입증된다. 나흘간 가장 멀리 날아간 평균 277.5야드의 드라이버샷이 14차례 중 2차례만 페어웨이를 벗어났고 아이언은 지난 사흘간과 마찬가지로 4차례만 레귤러 온그린에 실패했다.

게다가 퍼팅감은 나흘 들어 가장 좋아 총 퍼트 수가 26개에 불과했다.

브리타니 린시컴(미국)과 헤드월이 공동 3위(최종 합계 9언더파 271타)에 입상한 가운데 김인경(25.하나금융그룹)이 공동 5위(최종 합계 8언더파 272타)에 랭크됐다.

박인비(25.KB금융그룹)는 공동 13위(4언더파 276타)로 대회를 마쳤다.

golf@fnnews.com 정대균 골프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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