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행임원제 의무화는 경영지배구조의 의무화를 통해 경영활동 영역에서의 사적자치원리를 훼손시킬 수 있어"(송양호 전북대 교수)
한국경제연구원이 3일 서울 여의도 63컨벤션센터 로즈마리&라벤더에서 개최한 '상법개정안의 쟁점과 정책방향' 정책토론회에서 제기된 내용이다.
한국경제연구원 최병일 원장은 인사말에서 "지배구조에 있어 하나의 획일적인 답안이 존재할 것이라는 생각에서 벗어나 안정적 경영을 도모하면서 소수주주도 보호할 수 있는 다양한 지배구조 형태를 참석해주신 모든 석학과 전문가들이 함께 모색해 나가는 자리가 되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첫 발제자로 나선 신석훈 한경연 부연구위원은 '감사위원 분리선출 및 집중투표제 의무화'와 관련 "감사위원이 될 '이사'를 주주총회에서 분리선출할 때 대주주 의결권을 3%로 제한하고, 소수주주 대표가 이사로 선임될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집중투표제를 의무화 하는 것은 대주주의 '이사' 선출권을 통한 경영권확보를 지나치게 제한하는 것"이라며 "주식회사 제도의 기본원리에 위반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송양호 전북대 교수는 '집행임원제 의무화'에 대해 "기업경영은 효율성과 신속성을 생명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기업·경영지배구조는 기업문화·업태·기업규모 등에 따라 기업의 자율적 선택에 맡겨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승재 김앤장법률사무소 변호사는 '주주총회 전자투표 의무화 및 다중대표소송제 도입'과 관련, "다중대표소송은 실제 활용되고 있는 대표적인 국가인 미국에서도 매우 제한된 요건 하에서만 사용되고 있고 일본에서도 모회사가 자회사를 100% 지배하는 완전 모자회사인 경우에 국한하여 입법논의가 진행되고 있다"며 "개정안은 재검토 되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태진 고려대 교수의 경우 "2011년 개정 상법이 경제계에 채 자리를 잡기도 전에 또 다시 지배구조 개선을 위한 상법 개정시안을 제시한 것은 시기적으로도 성급한 감이 있다"며 "특히 학계에서 첨예하게 대립 중인 쟁점이 산재한 몇몇 제도들을 전격적으로 개정시안에 포함시킴으로써 내용적으로도 완숙되지 못한 감이 있다"고 지적했다.
배정환 현대오일뱅크 상무는 "기업의 경제상의 자유와 창의를 존중하며(제119조), 기업의 경영에 대한 통제나 관리를 가급적 제한한다(제126조)는 헌법원칙 하에서 공익적인 요청이 강력해 회사법의 개입을 정당화 할 수 있는 정도의 분야가 아니라면, 가급적 회사를 어떤 구조로 어떻게 경영할 것인지 하는 점은 기업의 자율에 맡기는 것이 타당하다"고 주장했다.
최준선 교수(성균관대)는 "상법개정안 전반에 반대하지만 최근 법무부 장관이 상법의 개정에서 기업의 입장도 고려하도록 담당 부서를 독려한 것은 화합과 소통의 차원에서 참으로 다행스러운 모습"이라며 "상법 개정안에 대한 합리적인 수정안을 기대해 본다"고 덧붙였다.
hwyang@fnnews.com 양형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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