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그동안 헬스케어 분야에 엄청난 투자를 했지만 국민에게 오는 의료혜택은 줄고 환자는 되레 더 늘었다. 다른 산업에 비해 헬스케어 산업이 분명 투자가 유망한 분야인 것은 맞지만 한국은 미국처럼 무분별하게 돈을 쏟아붓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다."
미국 보건개혁 자문을 맡고 있는 미국 대안미래연구소(IAF)의 조너선 펙 소장(사진)은 11일 '바이오코리아(BIO KOREA)2013'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미국 헬스케어 산업에 대해 이같이 평가하며 한국에 대한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펙 소장은 "현재 미국 국민 중 6000만명이 보험에 가입하지 못해 의료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다"며 "미국의 의료비용이 높다곤 하지만 그에 대한 혜택은 환자들에게 돌아가지 않는 셈"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이 같은 현상의 원인을 미국 특유의 개인주의에서 찾았다.
육체건강을 중요시하는 미국인의 특성에 개인주의가 더해지면서 스스로 치유능력을 기르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또 사람 간 관계를 형성하는 데 미국 정부의 투자도 없었다고 펙 소장은 꼬집었다.펙 소장은 미국 대형 제약회사에 대한 쓴소리도 이어갔다. 그는 "지난 10년간 대형 제약회사들은 정부뿐 아니라 민간의 엄청난 투자를 받았지만 유전자공학, 제네릭 등 일부 분야만 발전했지 달라진 게 없다"며 "심지어 기업의 이윤을 사회에 돌리지 않고 자기네 배만 채우고 있다"고 질타했다.
아울러 "현재 미국 제약 혁신의 가치는 투자에 비해 한참 떨어진 수준이며, 오늘날 글로벌 대형 제약사들은 신약의 발견, 개발, 규제 정책에 실패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펙 소장은 헬스케어에 대한 무분별한 투자를 줄이는 대신 국민 행복지수를 높일 수 있도록 주택, 교통, 교육, 고용 등 인프라 구축에 더 열을 올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육체건강보다는 정신건강을 키우는 게 질병을 예방하는 길이라는 설명이다.
그는 특히 동양의학을 미래 유망 투자분야로 꼽았다. 요가나 명상, 기에 대한 연구 등을 통해 자기 스스로 긍정의 힘을 갖고 질병을 극복해나가는 것이 미래에 떠오르는 의학기술이라고 펙 소장은 강조했다.
한편 우리 정부가 미래의 국민 먹거리 개발을 위해 과학기술.문화.산업이 융합하고 산업 간 벽을 허문 '창조경제'를 핵심 키워드로 제시하고, 이를 통한 일자리 창출을 최우선 국정 목표로 선정한 것과 관련해 펙 소장은 "한국은 지식혁명으로 만들어온 교육제도와 훌륭한 사회적 기반을 바탕으로 세계를 이끌 수 있는 잠재력을 갖추고 있다"고 평가했다.
ys8584@fnnews.com 김영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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