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가 막바지에 이르고 있는 9월12일 현재 투수들을 평가하는 항목에는 대부분 외국인 투수들이 이름을 올리고 있다. 평균자책점은 2.51을 기록하고 있는 찰리(NC)의 몫이고, 리즈는 탈삼진(159개)와 이닝 소화(177⅓이닝)에서 자신의 이름을 올리고 있다.
외국인 투수들이 강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토종 투수들도 힘을 내며 이에 맞서고 있다. 이 중 토종 투수로서 외국인 선수들과 정면 대결을 펼치며 자신의 가치를 드높이고 있는 선수가 있다. 바로 삼성의 우완투수인 ‘푸른 피의 에이스’ 배영수다.
지난 2000년 삼성에서 데뷔해 오로지 삼성의 유니폼만을 입고 프로무대를 뛴 배영수는 이듬해 2001년 13승8패 평균자책점 3.77을 기록하며 자신의 존재를 알렸다. 특히 배영수는 지난 2004년 17승(2패)으로 개리 레스(두산), 다니엘 리오스(KIA)와 함께 공동으로 다승왕에 오르기도 했다.
이듬해인 2005년 2.86의 평균자책점에도 불구하고 11승11패로 시즌을 마친 배영수는 팔꿈치 수술 및 후유증으로 강속구를 잃으며 10승 투수에서 멀어지는 듯 했다. 특히 배영수는 지난 2009년 1승12패 평균자책점 7.26으로 최악의 시즌을 보내기도 했다. 하지만 배영수는 점차 나아지는 모습을 보였고, 지난해에는 12승을 올리며 7년 만에 10승 투수 반열에 복귀하는 데 성공, 화려한 재기의 서막을 알렸다.
그렇게 돌아온 ‘에이스’ 배영수는 이번 시즌을 통해 값진 기록들을 양산해내고 있다. 지난 8월8일 대구 한화전에서 승리 투수가 되며 개인 통산 112승을 올린 배영수는 김시진 現 롯데 감독을 제치고 삼성 투수 최다승이라는 기록을 남겼다.
또한 지난 시즌 전구단을 상대로 승리를 따냈었던 배영수는 이번 시즌 9개 구단을 모두 상대로 승리를 거두며 2년 연속 전구단 상대 승리 투수로 이름을 남겼고, 9구단 시대 이후 최초의 전 구단 상대 승리 투수라는 영예를 안았다.
통산으로 따져도 현역 투수 가운데 최다승이다. 지난 7일 잠실 LG전 승리로 통산 115승을 달성한 배영수는 12위 윤학길(117승)을 바짝 추격하고 있다.
LG, 두산과 함께 엎치락 뒤치락하며 1위 자리를 놓고 경쟁하는 삼성은 현재 어려운 상황에 놓여있는 것이 사실이다. 특히 후반기 들어 선발들이 자주 무너지며 눈에 띄는 에이스가 없었다. 이 가운데 배영수는 후반기에만 6승을 거두며 자신의 존재감을 뽐내고 있다.
시즌 초 외국인 투수들의 강세가 이어지며 투수들의 타이틀은 모두 외국인 투수들의 몫이 될 것만 같았던 2013 시즌. 시즌 막판에 이르며 타이틀의 주인공이 점점 윤곽을 드러내고 있는 가운데 배영수가 과연 토종 투수들의 자존심을 세울 수 있을지 앞으로 배영수의 등판이 기다려지는 이유다.
/파이낸셜뉴스 스타엔 elnino8919@starnnews.com장우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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