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컴퓨터 작업, 스마트폰 사용 등으로 경추(목뼈)질환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는데 제대로 된 치료가 필요합니다."
김우경 대한경추연구회 회장(길병원 신경외과 교수·사진)은 요통에 대해서는 관심을 갖고 치료를 적극적으로 하지만 경추질환은 별관심 없이 그냥 두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경추는 척추 부위 중에서도 가장 복잡한 분야이므로 치료할 때도 고도의 정밀함이 요구된다. 12일 김 회장에게 경추질환에 대해 들어봤다.
―경추 질환은 왜 생기나
▲경추는 7개의 척추뼈로 이루어져 있으며 주위에 단단한 인대 및 많은 근육으로 구성돼 있다. 제1, 2경추는 다른 경추와 다른 구조로 되어 있어 목의 회전 운동을 원활히 할 수 있게 만든다. 하지만 이 구조 때문에 요추에 비해 외력에 대한 저항이 약하므로 쉽게 손상이 올 수 있다.
―질환의 종류는.
▲경부 통증을 일으키는 질환을 보면 대부분 '경추염좌'가 많다. 경추염좌는 경추를 지지해 주는 주위의 근육이나 인대 등에 과긴장이나 손상을 받아 통증이 발생한다. 이 경우에는 대부분 정밀검사를 해도 이상 소견이 없다고 나온다. 또 추돌 사고 등에 의해서도 발생하기도 한다. 하지만 증세가 지속되면 추간반의 퇴행이 진행되면서 경추가 약해져 통증이 심해진다.
'경추간반 탈출증'은 일명 '경추(목)디스크'를 말한다. 이는 연성디스크와 경성디스크로 나눌 수 있다. 연성추간반 탈출증은 추간반의 수핵이 섬유륜을 뚫고 탈출해 신경조직을 압박하는 상태이다. 이 증상은 모든 연령층에서 발생할 수 있다. 외상으로 인해 발생하는 경우가 많고 통증 및 상지로 전달되는 방사통과 근력약화 등 증세를 호소한다. 증세에 따라 수술이 필요하기도 한다.
경성추간반 탈출증은 나이가 들면서 퇴행성 변화에 의해 뼈가 자라나 신경근을 압박해 나타나는 증상이다. 따라서 40, 50대부터 발생 정도가 증가한다. 증세는 연성과 경성 추간반 탈출증이 별다른 차이가 없다. 이 질환은 대부분 수술 치료가 필요하다.
경추 척추관 협착증(경추증)도 퇴행성 변화에 의한 신경증상이다. 척추관과 추간공이 좁아지면서 그 안의 척추와 신경근이 경추의 움직임에 따라 반복적으로 손상되고 혈류 장애를 일으키게 되면서 발생한다. 대부분 50대 이후에 발생하며 수개월에서 수년에 걸쳐 서서히 진행되지만 외상을 받으면 급속하게 악화될 수도 있다.
이외에도 후종인대 골화증, 경추골절 등 외상, 척수종양 및 감염 등이 나타날 수 있다.
―어떤 증상이 나타나나.
▲다음과 같은 증상이 나타나면 병원을 찾아 진료를 받아야 한다. △목 및 팔로 전달되는 통증이 심해 참기 어렵거나 △손의 감각 이상이 있거나 팔이나 손의 힘이 약해지거나 △글씨 쓰기 등 손의 세밀한 움직임이 힘들고 △걸을 때 다리가 휘청거리는 느낌이 있으며 다리에 힘이 빠질 경우 △경부 통증 및 약화 소견이 있고 대소변 장해가 동반될 경우 등이다. 정확한 진단을 위해 단순 X-선 촬영, 경추 컴퓨터단층촬영(CT), 경추 자기공명영상(MRI), 척수조영술 및 컴퓨터단층촬영, 근전도 검사, 적외선 체열촬영 등으로 검사할 수 있다.
―어떻게 치료하나.
▲대부분의 경부통증은 경추 염좌에 의한 경우가 많기 때문에 보존적인 치료가 우선이다. 경추의 정상적인 곡선을 최대한 유지해 주는 것이 좋다. 높은 베개 등은 피하고 과도한 움직임을 자제하도록 한다. 또한 온습포나 냉습포를 통증 부위에 대주는 것도 도움이 된다. 진통제, 근이완제 등을 복용하는 것도 좋다. 보조기를 착용해 운동을 제한시켜 주위근육을 안정시키는 방법을 사용하기도 한다.
―수술이 필요한 경우는.
▲추간반 탈출증인 경우 심한 방사통과 신경압박증이 나타나면 추간반(수핵) 제거 수술을 시행해야 한다. 대부분 목 앞 쪽으로 수술하지만 최근에는 현미경 수술을 시행하므로 흉터가 잘 남지 않는다. 약 5일 입원 후 사회에 복귀하는데 크게 지장을 받지 않는다. 하지만 골편 이식술을 병행할 경우에는 안정기간이 길어질 수도 있다. 경추골절이나 경추증, 경추종양 등은 수술치료가 필요한 경우가 많으므로 전문의에게 자문해야 한다.
―예방법은.
▲경추질환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일상 생활에서 바른 자세를 유지하는것이 가장 중요하다. 컴퓨터를 사용할 때 모니터를 눈높이나 약 15도 높게 위치시키는 것이 좋다. 또 팔걸이 있는 의자를 사용하면 팔이 늘어지면서 목이 앞으로 빠져 거북목이 되는 것을 예방할 수 있다. 스마트폰을 사용할 때도 장시간 고개를 숙여 사용하지 않도록 한다. 잠자리에 들 때에도 딱딱하고 높은 베개를 피한다.
pompom@fnnews.com 정명진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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