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전망이 안갯속인 가운데 시설투자나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대규모 현금을 아낌없이 사용하는 기업들이 있다.
꾸준히 이익을 내면서도 최근 설비투자 등에 적극 나서는 업체들은 그만큼 향후 경영 환경에 대해 자신감을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전문가들은 "증시 여건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장기적 관점에서 주가 상승을 기대해볼 만하다"고 설명한다.
2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한국타이어, LG디스플레이 등 신규 시설 투자에 나선 상장사들이 투자자들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이 시장을 지배한 가운데 대기업들이 잇따라 현금을 곳간에 쌓아두고 있는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더 주목받는다.
한국타이어는 오는 2020년까지 타이어 연구시설에 2535억원 투자를 결정했다. 이 금액은 자기자본 대비 7.9%에 해당하는 규모다. 한국타이어는 경상북도 상주시에 일반산업단지를 개발해 주행시험 시설 설비를 비롯한 각종 연구개발 설비 등을 갖춘다는 계획이다. 상주 상업단지 개발은 이달부터 2020년 12월까지 진행된다.
LG디스플레이는 스마트기기 시장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중소형 디스플레이 생산시설 투자를 결정했다. 투자금액은 8326억원으로 자기자본 대비 8.1% 규모다.
한화케미칼은 2047억원을 투자해 여수공장을 증설한다. 투자액은 한화케미칼 자기자본의 4.48%에 해당한다. 증설에 따른 생산규모는 연간 염소 12만t, 가성소다 13만t, EDC(에틸렌 디클로라이드) 20만t에 달한다. 상업 생산은 2015년 6월에 시작한다.
현대글로비스는 완성차 해상운송사업의 영업기반 구축 등을 목적으로 2601억6500만원을 투자해 자동차 운반선 4척을 구입한다. 또한 완성차 해상운송사업의 영업기반 구축 및 3자 영업 확대를 위해 1770억6906만원을 투자해 자동차 운반선 3척을 구입(중고선)한다고 공시했다. 이는 자기자본 대비 13.56%, 9.23%에 각각 해당된다.
우진은 경기도 평택시 청북면 후사리 일대에 별도 공장 신설을 위해 70억4000만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이는 지난해 연결 자기자본의 6.5% 규모다. 우진은 주급수용 초음파유량계 제조와 교정을 위한 연구센터 및 제조공장을 세울 계획이다.
대규모 배당을 실시하는 기업들도 경영에 대한 자신감이 충분하다고 볼 수 있다. 최근 중간.분기 배당을 결정한 업체들은 SBI모기지, 세원정공, 에리트베이직, 체시스, 그랜드코리아레저, 만호제강, 포스코, 삼화왕관, 한국쉘석유 등이다.
실적 전망도 밝아 향후 추가 배당도 기대된다. 우리투자증권은 GKL의 3·4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22.7%, 50.3% 증가한 1463억원, 554억원 수준으로 예상했다.
이트레이드증권은 POSCO의 3·4분기 실적은 다소 부진하겠지만 4·4분기 별도 영업이익은 전분기 대비 45% 늘어난 6909억원에 달할 것이라는 예상했다.
4·4분기에 열연 및 후판 유통향 제품 가격 인상을 반영한 것이다.주가 안정과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자사주 취득에 나서고 있는 상장사들도 주목할 만하다.
실적이 뒷받침되면서 지난 7월 이후 자사주를 사겠다고 밝힌 상장사로는 삼성화재해상보험, 녹십자, 하나투어, 아모레퍼시픽그룹, 삼익악기, 미원상사 등이 꼽힌다.kmh@fnnews.com 김문호 기자 윤지영 수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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