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경제

프랑스, 온라인서점 무료배송 제한, 아마존 겨냥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3.10.04 13:49

수정 2014.11.03 09:22

프랑스가 영세 서점을 보호하기위해 인터넷 서점의 무료배송을 제한하는 법률을 통과시켰다. 국제 전자상거래 기업 아마존을 견제하기 위한 조치로 보인다.

파이낸셜타임스(FT)와 르몽드에 따르면 프랑스 하원은 3일(현지시간) 책을 판매할 때 가격할인과 무료배송을 동시에 제공하지 못하도록 제한하는 법률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현재 법안은 상원 비준을 기다리고 있으나 여야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는 만큼 순조롭게 통과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지에서는 대형 프랑스 서점 프낙(FNAC)과 아마존이 할인과 무료배송을 동시에 제공하고 있으나 FT는 이 법안이 아마존의 공세에서 프랑스 내 서적 소매상들을 보호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해석했다.


프랑스는 1981년부터 당시 문화장관이었던 자크 랑의 이름을 딴 '랑'법을 제정해 도서 판매 시 할인율을 정가의 최대 5%로 제한하는 엄격한 도서정가제를 시행하고 있다. 아마존은 형식적으로 제도를 준수하고 있으나 기본 할인에 무료배송 혜택까지 더 하면 실질 할인율은 5%가 넘는다는 평가다. 하원 보고서에 의하면 2011년 기준 프랑스 내 서적 판매량 중 13%는 온라인 시장이 차지했으며 그 가운데 70%는 아마존에서 팔린 것으로 나타났다.

법안을 주도한 오렐리 필리페티 문화장관은 같은 날 하원에서 열린 회의에 출석해 아마존이 현지 법망을 피하기 위해 '전략적인 덤핑'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필리페티 장관은 "아마존이 시장 지배적 입지를 이용해 프랑스 서점 업계를 휩쓸고 있으며 이번 법안을 계기로 아마존이 배송료를 올리리라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9월에도 비슷한 발언으로 아마존을 비난한 바 있다. 프랑스 법원은 2008년 무료배송이 도서정가제 위반이 아니라는 판결을 내렸으나 이번 법안으로 인해 온라인 서점의 무료배송논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아마존 측은 프랑스 하원의 움직임에 대해 "소비자 입장에서 고를 수 있는 도서 종류가 크게 줄어들 뿐만 아니라 주로 온라인으로 책을 판매하는 소규모 출판업자들에게 심각한 타격이 될 것"이라고 항변했다.

한편 한국 도서시장에서 온라인 서점의 점유율은 2010년 39%로 프랑스의 2배 이상이다. 지난해 기준으로 온라인 서점 예스24가 44.3%로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하며 2위 인터파크를 20% 포인트 이상 따돌렸다. 아마존은 2012년 5월에 아마존 코리아를 설립하고 기업 간 데이터 공유 서비스에 주력하고 있다. 가까운 시일 내에 모바일 앱과 전자책을 필두로 국내 도서 시장에 진출할 것으로 보이지만 정확한 시기는 알려지지 않았다.

국내 인터넷 서점의 경우 정가의 10%까지 할인해서 팔 수 있다.
그러나 새 책과 예전에 나온 책을 묶어 파는 방식으로 30~50% 이상 깎아 파는 경우도 많아 영세서점들이 가격으로 따라갈 수 없는 형편이다. 한국서점조합연합회에 따르면 1992년 5371개가 등록돼 있던 전국의 오프라인 서점 수는 2011년 기준 1752개로 감소했다.
특히 매장면적이 66.116㎡미만인 소형서점은 2003년 전체 서점 가운데 56.2%를 차지했으나 2011년 37.2%로 줄어들었다.

pjw@fnnews.com 박종원 수습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