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佛, 인터넷서점 할인·무료배송 금지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3.10.04 17:49

수정 2014.11.03 09:18

프랑스가 영세 서점을 보호하기 위해 인터넷 서점의 무료배송을 제한하는 법률을 통과시켰다. 국제 전자상거래 기업 아마존을 견제하기 위한 조치로 보인다.

파이낸셜타임스(FT)와 르몽드에 따르면 프랑스 하원은 3일(현지시간) 책을 판매할 때 가격할인과 무료배송을 동시에 제공하지 못하도록 제한하는 법률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현재 법안은 상원 비준을 기다리고 있으나 여야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는 만큼 순조롭게 통과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지에서는 대형 프랑스 서점 프낙과 아마존이 할인과 무료배송을 동시에 제공하고 있으나 FT는 이 법안이 아마존의 공세에서 프랑스 내 서적 소매상들을 보호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해석했다.


프랑스는 지난 1981년부터 당시 문화장관이었던 자크 랑의 이름을 딴 '랑'법을 제정해 도서 판매 시 할인율을 정가의 최대 5%로 제한하는 엄격한 도서정가제를 시행하고 있다. 아마존은 형식적으로 제도를 준수하고 있으나 기본 할인에 무료배송 혜택까지 더 하면 실질 할인율은 5%가 넘는다는 평가다. 하원 보고서에 의하면 2011년 기준 프랑스 내 서적 판매량 중 13%는 온라인 시장이 차지했으며 그 가운데 70%는 아마존에서 팔린 것으로 나타났다.

아마존 측은 프랑스 하원의 움직임에 대해 "소비자 입장에서 고를 수 있는 도서 종류가 크게 줄어들 뿐만 아니라 주로 온라인으로 책을 판매하는 소규모 출판업자들에게 심각한 타격이 될 것"이라고 항변했다.

한편 한국 도서시장에서 온라인 서점의 점유율은 2010년 39%로 프랑스의 2배 이상이다. 지난해 기준으로 온라인 서점 예스24가 44.3%로 시장점유율 1위를 차지하며 2위 인터파크를 20%포인트 이상 따돌렸다. 아마존은 2012년 5월에 아마존 코리아를 설립하고 기업 간 데이터 공유 서비스에 주력하고 있다. 가까운 시일 내에 모바일 앱과 전자책을 필두로 국내 도서시장에 진출할 것으로 보이지만 정확한 시기는 알려지지 않았다.


국내 인터넷 서점의 경우 정가의 10%까지 할인해서 팔 수 있다. 그러나 새 책과 예전에 나온 책을 묶어 파는 방식으로 30~50% 이상 깎아 파는 경우도 많아 영세서점들이 가격으로 따라갈 수 없는 형편이다.
한국서점조합연합회에 따르면 1992년 5371개가 등록돼 있던 전국의 오프라인 서점 수는 2011년 기준 1752개로 감소했다.

jjyoon@fnnews.com 윤재준 기자 박종원 수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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