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골프일반

[Golf is Life] ‘상남자’의 파워스윙 원한다면.. 힘 빼고 정확하게

정대균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3.10.16 16:33

수정 2014.11.01 12:52

김태훈의 이상적인 체중이동
김태훈의 이상적인 체중이동

'남자는 비거리다.'

비거리에 올인하다시피 한 우리나라 남성 골퍼들의 욕구를 자극한 모 클럽 브랜드의 광고 카피다.

골프라는 게임이 누가 더 빨리 홀 속에 볼을 집어넣느냐로 승부를 가린다는 점에서 비거리가 긴 골퍼가 그렇지 않은 골퍼에 비해 유리한 건 당연하다. 다만 전제가 있다. 페어웨이를 지키는 정확도다. 골프 코스의 최근 추세가 페어웨이 폭을 좁히고 러프를 길게 한다는 점에서 티샷의 정확도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국내 남자골프의 대표적 장타자인 배상문(27·캘러웨이골프)과 김태훈(28)은 이구동성으로 "장타를 쳐야겠다는 생각보다는 볼을 정확히 맞히는 데 집중하는 것이 볼을 멀리 보내는 비결"이라고 말한다.

배상문의 고탄도 레이트 히팅
배상문의 고탄도 레이트 히팅


올 시즌 미국프로골프(PGA)투어 바이런 넬슨 챔피언십 우승자 배상문이 투어에서 기록한 드라이버 평균 비거리는 285.3야드로 전체 112위다.
이 기록은 전체 홀이 아닌 지정 홀에서 측정된 것이어서 실제 비거리와 다소 차이가 있을 수 있다. 배상문은 마음먹고 때리면 330~350야드도 거뜬히 넘길 수 있다는 게 중론이다. 그는 "충분한 어깨 회전과 정확한 임팩트가 가능하고 그것을 토대로 여유있는 스윙 리듬을 갖게 되면 누구나 장타를 날릴 수 있다"고 말한다. 충분한 어깨 회전은 몸통을 크게 돌리는 것으로 가능하다. 여유있는 스윙 리듬을 강조한 것은 부정확한 임팩트를 방지하기 위해서다.

김태훈은 올 시즌 혜성처럼 등장했다. 위기의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를 구해낼 적임자라고 해서 '잔 다르크'에 빗대 '김 다르크'라는 닉네임을 얻고 있다. 김태훈은 8년여간 괴롭혔던 드라이버 입스를 극복하고 올 시즌 보성CC클래식에서 생애 첫 승을 거둔 뒤 매 대회 거침없는 플레이를 펼치고 있다. 대상과 상금 순위 부문에서 3위, 평균타수 부문에서는 당당히 1위에 올라 있다. 이러한 발군의 성적은 두말할 나위 없이 '정확히 멀리 보내는 드라이버샷'이 견인차 역할을 했다. 김태훈은 드라이버 평균 비거리 300.8야드를 날려 이 부문 투어 1위에 올라 있다. 그는 "백스윙이 크지 않더라도 손목에 힘을 빼고 톱이 아닌 다운스윙 때 가속을 붙여 정타를 때리는 것이 장타 비결"이라고 말한다. 장타를 원하는 주말골퍼를 위해 이신 프로(J골프 해설위원)의 도움을 받아 두 선수의 드라이버 스윙을 분석해 보았다.

[Golf is Life] ‘상남자’의 파워스윙 원한다면.. 힘 빼고 정확하게

■배상문의 레이트 히팅 스윙

김태훈과 마찬가지로 스탠스 폭이 아주 좋다. 하지만 양 어깨가 김태훈 프로와는 약간 다르게 수평을 유지하는 셋업이다. 아마도 몸통 스윙을 하기 위한 것으로 여겨진다. 백스윙은 하체가 리드하기보다는 상체 주도로 시작되는 것으로 보인다. 코킹의 시점이 매우 좋아 빠른 스윙 스피드가 예상된다. 특히 오른쪽 팔꿈치 위치가 매우 이상적이다. 백스윙 톱은 가히 명품이다. 거기서 장타를 날리는 모든 꼬임과 힘의 근원이 나오는 것으로 유추된다. 레이트 히팅 동작으로 이어지기 좋은 다운스윙이다. 또한 왼쪽 다리 리드에 의한 확실한 체중이동이 이뤄지고 있어 다이내믹한 움직임이 예상된다. 왼팔과 샤프트가 활 시위처럼 휘어질 정도로 강함이 돋보인 임팩트여서 폭발적 비거리가 예상된다. 머리 위치는 오른쪽 무릎위쪽 그리고 볼 뒤에서의 각이 좋아 매우 이상적인 자세다. 클럽 로테이션이 좋은 데다 리코킹이 시작되고 있음에도 여전히 머리 위치가 매우 이상적인 팔로스루다. 체중이 왼쪽에 실려 있고 피니시 회전과 클럽헤드가 오른쪽 어깨 밑에 오는 가장 이상적인 피니시다.

[Golf is Life] ‘상남자’의 파워스윙 원한다면.. 힘 빼고 정확하게

■김태훈의 이상적 체중이동

스탠스 폭이 아주 좋고 오른쪽 어깨가 미리 기울어져 있는 셋업만으로도 고탄도가 예상된다. 양 팔꿈치의 간격이 유지된 채 백스윙이 시작된다. 상하체의 꼬임이 적절해 이상적이다. 하체가 약간 주저앉은 듯하지만 힘을 모으는 과정으로 여겨진다. 왼팔이 굽혀져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샤프트가 지면과 수평을 이루고 있어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다운스윙 때 허리가 미리 빠져 있는 듯한 느낌인데 김태훈만의 역동적인 체중이동과 스윙 스피드를 만드는 동작이어서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 왼팔과 샤프트가 일직선상에 놓여 있는 임팩트는 볼의 초속을 빠르게 한다. 그리고 허리가 많이 오픈돼 있지만 상체를 약간 뒤쪽에 남겨 둬 좋은 탄도를 만들어 거리에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리코킹(re-cocking)보다는 큰 스윙 팔로스루를 취하고 있다. 따라서 스윙 아크가 매우 이상적일 것이 틀림없다.
클럽헤드가 오른쪽 어깨보다 높아 탄도는 좋지만 자칫 미스샷으로 이어지면 오른쪽으로 밀릴 가능성이 높은 피니시다.

정리=golf@fnnews.com 정대균 골프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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