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기금투자풀 주간운용사 선정이 삼성자산운용,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KB자산운용의 3파전으로 압축됐다.
12년째 연기금투자풀 주간운용사인 삼성자산운용의 지위가 연말 만료됨에 따라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KB자산운용이 도전장을 내밀었다. 참여 여부를 저울질했던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이번에 참가하지 않기로 했다.
23일 자산운용업계와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12조 규모의 연기금투자풀의 주간운용사 선정 입찰은 노하우를 앞세운 삼성자산운용과 새롭게 출사표를 던진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KB자산운용이 경쟁을 벌이게 됐다.
이번 입찰은 기재부가 지난 3월 주간운용사 선정을 조달청에 위탁하면서 바뀐 방식으로 처음으로 진행된다. 향후 일정은 다음주 조달청 기술평가 등을 거친 후 11월 초에 3사 중 1곳을 선정한다. 선정된 업체는 한국투신운용과 함께 복수 주간운용사로 활동할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29일 서울지방조달청에서 조달청 및 기재부 관계자 대상의 프레젠테이션을 준비하고 있다"면서 "입찰 방식이 바뀐 만큼 누구도 장담할 수 없는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번 입찰 참여를 고심했던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입찰 당일에 불참을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말 복수 주간운용사 선정에서 밀린 지 얼마 되지 않아 재도전하기가 부담스러웠던 것으로 분석된다.
미래에셋자산운용 측은 "지난해 12월 지원한 후 1년이 안된 상태라 다시 지원하기에는 이른 감이 있고, 지금도 연기금투자풀 하위운용사로 조단위 자금을 운용하고 있다"면서 "하위운용사로서 연기금운용에 기여할 것이며, 향후 기회가 된다면 다양한 기금운용에 지원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연기금투자풀은 정부 기금 여유자산 수익률 제고 등을 위해 통합자산운용 방식으로 2001년 8월에 도입됐다. 주간운용사가 예치자금을 통합관리하고 개별운용사에 배정해 각 자금을 운용한다.
연기금투자풀 도입 이후 세 차례 모두 삼성자산운용이 주간운용사로 선정돼 12년째 관리해왔고, 지난해 말 한국투신운용이 복수 주간운용사로 선정됐다.
개별운용사인 미래에셋운용, KB자산운용 등 18개사는 주간운용사에서 배정한 자금을 수탁 받아 금융시장에서 개별펀드를 운용하고 있다. 연기금투자풀의 수탁액은 연말기준 2002년 1조8829억원, 2007년 2조1216억원, 2009년 4조3372억원, 2011년 8조7502억원, 2012년 10조6695억원으로 매년 증가했다. 2013년 10월 23일 현재 수탁액은 12조4878억원이다. 기재부는 지난 3월부터 연기금투자풀 개별운용사 보수율을 단기마켓펀드(MMF) 8→4bp(1bp=0.01%포인트), 채권형 13→10bp로 각각 인하해 적용하고 있다.
기재부의 연기금투자풀 9월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머니마켓펀드(MMF), 채권형펀드, 혼합형펀드, 주식형펀드에 분산 투자된 자금의 평균 수익률이 평균 절반가량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3년 수익률(1~9월)은 MMF 2.67%, 채권형펀드 2.60%, 혼합형펀드 1.86%, 주식형펀드 0.46%를 기록했다. 2012년 수익률은 MMF 3.27%, 채권형 4.58%, 혼합형 4.40%, 주식형 7.18%였다.
lkbms@fnnews.com 임광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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