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자살 여군 대위 유서 “상관의 성관계 요구 때문”

김주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3.10.25 08:31

수정 2014.11.01 10:43

자살 여군 대위 유서
자살 여군 대위 유서

지난 16일 강원 화천군 육군 모 부대 인근에서 자살한 오모(28·여) 대위가 직속상관으로부터 성추행을 당하고 성관계 요구까지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새누리당 손인춘 의원은 24일 계룡대에서 열린 육군본부 국정감사에서 오 대위의 유족이 자신에게 보낸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를 공개하면서 이 같은 사실을 공개했다.

고인의 어머니가 유서와 일기장을 토대로 쓴 문자메시지에는 "10개월 동안 언어폭력, 성추행, 하룻밤만 자면 모든 게 해결되는데 하면서 매일 야간 근무시키고 아침 출근하면서 야간 근무한 내용은 보지도 않고 서류 던지고 약혼자가 있는 여장교가 어찌해야 할까요?"라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또한 육군과 유족에 따르면 노 소령은 부대원들 앞에서 오 대위에게 업무 수행 능력이 떨어진다며 자주 폭언을 퍼부었고, "미친X", "얼굴에 색기가 흐른다"는 말까지 했다. 노 소령은 오 대위에게 군용 허리띠를 채워준다면서 뒤에서 끌어안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발 더 나아가 노 소령은 "하룻밤만 같이 자면 군 생활 편하게 해주겠다"고 오 대위에게 성관계를 요구하기도 했다. 이를 오 대위가 거부하자 노 소령은 성관계를 지속적으로 요구하며 야근을 시키는 등 괴롭혔다. 오 대위와 같은 방을 쓴 한 여장교는 오 대위가 자주 야근을 해 식사 한 번 제대로 같이 못 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오 대위는 지난 16일 오후 2시57분께 자신이 근무하는 부대 인근의 청소년수련원에 주차된 승용차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발견 당시 차량 안에는 타고 남은 번개탄이 있었다.

손 의원은 "수십 대 일의 경쟁력을 뚫고 군에 들어온 여성 인재들이 군 생활의 어려움과 고충을 견디지 못해 죽음에까지 이르게 된 것은 비단 군의 손실만이 아니라 국가 전체적으로 봤을 때도 큰 손실이 아닐 수 없다"며 "이런 안타까운 사건들이 재발하지 않도록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육군의 한 관계자는 "모욕 및 추행죄 혐의로 노 소령을 17일부로 구속 수사 중"이라며 "사건의 진상을 철저히 밝히겠다"고 밝혔다.

onnews@fnnews.com 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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