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스포츠일반

김수경-신윤호, 선수 복귀 이끈 힘은 ‘도전과 열정’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3.10.30 09:02

수정 2014.10.31 20:11



프로야구가 30년이 넘는 시간동안 계속되면서 많은 스타들이 배출됐다. 하지만 영원할 것 같았던 별들도 시간이 지나면서 세월의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어쩌면 매우 자연스러운, 일종의 ‘수순’이라 할 수 있지만 그 선수의 전성기 모습을 기억하는 팬들은 한 시대를 풍미했던 스타의 은퇴에 아쉬운 마음을 감추지 못하곤 했다.

그런데 여기 화려했던 현역시절을 보낸 뒤 다시 마운드로 복귀하는 선수들이 있다. 바로 김수경(34,고양 원더스)과 신윤호(38,SK)다.


김수경은 1990년대 말부터 2000년대 초까지 찬란했던 ‘현대 왕조’를 이끈 투수였다. 프로 15년 동안 112승(98패) 1769⅓이닝 1370탈삼진을 기록한 김수경은 현대의 네 차례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끌었다. 그가 두 자릿수 승수를 거뒀던 시즌은 무려 7시즌에 달했으며, 100탈삼진 이상을 기록한 시즌도 7시즌이나 됐다.

데뷔 첫 해인 1998년 12승을 거두며 신인왕 타이틀을 차지했던 김수경은 2000년에는 정민태, 임선동과 함께 18승을 올리며 공동 다승왕에 올랐다. 당시 현대는 91승(40패2무)을 수확하며 압도적인 우승을 차지했다.

하지만 기쁨도 잠시. 무릎 부상 및 수술, 허리 부상을 겪은 김수경은 2000년대 중반에 접어들면서 피칭에 기복을 보였고, 결국 2012시즌을 끝으로 현역생활을 접었다. 은퇴 후 전 소속팀인 넥센에서 불펜코치직을 수행했지만 그라운드에 대한 미련은 여전히 남아있었다. 이에 김수경은 시즌이 끝난 뒤 선수 복귀를 택했다. 행선지는 김성근 감독이 지휘하고 있는 고양 원더스였다. 김수경은 지난 18일 돈과 명예가 보장된 프로가 아닌 독립구단으로 발길을 돌렸다. 김성근 감독이 복귀의 실마리를 풀어줄 적임자라 확신했기 때문이다.

넥센 구단에서 선수로 복귀할 것을 권유받았지만 김수경의 선택은 단호했다. 그는 “초심으로 돌아가 새로운 환경에서 새롭게 시작하고 싶었다”며 “내 꿈을 위해 다시 도전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그로부터 9일 뒤 이번에는 지난 2001시즌을 자신의 해로 만들었던 투수 신윤호가 현역 복귀를 선언했다. 충암고를 졸업하고 LG에 입단하며 프로선수 생활을 시작한 신윤호는 2001년 다승왕(15승)과 승률왕, 구원왕, 골든글러브를 차지하며 최고의 한 해를 보냈다. 프로 13년 동안 거둔 28승 가운데 절반이 넘는 15승을 2001년 1년 사이에 거뒀으니, 2001년은 신윤호에게 결코 잊을 수 없는 한 해였다.

그런데 신윤호에게는 2001년이 야구인생의 최정점이었다. 최고의 한 해를 보낸 이후 크게 두각을 드러내지 못했던 신윤호는 팔꿈치 부상에 시달렸던 2008시즌을 마치고 은퇴를 선언했다. 은퇴 후 신윤호는 개인사업과 야구코치를 하다 올해 사회인야구에서 시속 140km 이상의 공을 던지면서 선수 복귀를 결심했다.

신윤호는 지난 21일과 23일 1군 코칭스태프가 지켜보는 가운데 두 차례 테스트를 받아 최고구속 143㎞의 빠른공을 던지며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구속만 놓고 본다면 은퇴 후 5년이라는 공백이 무색할 정도. 이에 SK는 신윤호의 영입을 최종 확정지었고, 지난 27일부터 열린 일본 가고시마 마무리훈련에 그를 포함시켰다.


‘도전은 인생을 흥미롭게 만들며, 도전의 극복이 인생을 의미 있게 한다’는 말이 있다. 지난날 투수로서 최고의 자리에 섰던 김수경과 신윤호. 설령 두 선수의 도전이 실패로 끝난다고 할지라도 이들의 복귀는 도전 그 자체로 박수 받아 마땅하다.
기나긴 부상과 슬럼프를 극복하고 자신과의 싸움에서 승리했기 때문이다.

/파이낸셜뉴스 스타엔 syl015@starnnews.com이세영 기자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press@starnnews.com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