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칼럼 월드리포트

[fn스트리트] 우주잔해물에 맞을 확률 얼마나 될까

김주식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3.11.12 16:55

수정 2013.11.12 16:55

[fn스트리트] 우주잔해물에 맞을 확률 얼마나 될까

노랫말에 등장하는 별의 의미는 사랑이다. '두 개의 작은 별'은 옛 청춘 남녀들의 애창곡이었다. 통기타 반주에 맞춰 무던히도 불러 젖혔다. '저 별은 나의 별 저 별은 너의 별 별빛에 물들은 밤같이 까만 눈동자/저 별은 나의 별 저 별은 너의 별 아침이슬 내릴 때까지.' 이슥한 밤 모닥불이 피어오르면 사랑은 절정으로 꽃피웠다. 별이 지면 꿈도 지고 슬픔만 남는다는 대목에선 모두가 감성에 젖었다. 시인이 됐다. 행여 속마음을 들킬세라 저만치 별을 응시하곤 했다.

저 별엔 누가 살고 있을까? 별을 헤는 마음에 동서고금이 어디 있으랴. 급기야 궁금증은 1957년 불을 뿜었다.
러시아에서 '스푸트니크 1호'를 쏘아올렸다. 우주를 배회하는 인공위성은 얼마나 될까. 추정치만 1만여개. 소리 소문 없이 띄웠을 군사위성과 첩보위성은 가늠조차 안 된다. 개중 절반 이상이 수명을 다한 폐기위성. 위성의 수명은? 짧게는 1년, 길게는 30년 이상. 기능을 잃었다 해서 움직이지 않는 것은 아니다. 서로 충돌해 파편을 만들어낸다. 시쳇말로 우주쓰레기다. 더러는 궤도를 이탈해 지구로 추락한다. 55년 동안 떨어진 잔해물은 5400t.

엊그제 한바탕 소동이 벌어졌다. 수명을 다한 유럽우주청 인공위성 '고체(GOCE)' 얘기다. 1077㎏짜리 이 위성이 추락한다는 소식에 미래창조과학부는 한동안 비상체제에 돌입했다. 위성추락상황실도 차렸다. 가슴 죄던 11일 오전 9시쯤(한국시간) 떨어졌다. 위치는 호주 서쪽 인도양과 남극, 중남미 지역에 걸친 궤적상의 한 지점. 다행히 고도 70∼80㎞ 대기권에서 연소됐다. 4년여 동안 지구 중력장 관측지도를 작성하는 임무를 수행하고 산화한 것이다. 2011년 3월에는 동일본 대지진의 음파를 감지한 공적도 있다. 잔해물은 아직 발견되지 않았다.

위성이 지구로 떨어진 건 올해로 두번째. 앞서 1월 28일에는 러시아 인공위성 '코스모스 1484'가 북미대륙 인근에 추락했다. 1983년 소비에트연방(구소련)이 쏘아올린 2500㎏급 지구 원격탐사용 인공위성이다.

잔해물에 맞아 다칠 확률은? 1조분의 1. 하지만 확률은 점점 더 높아지는 구조로 가고 있다. 위성이 늘고 있어서다. 열에 강한 장비가 많다는 점도 변수다.
냉전시대(1945∼1989년)에 미국과 구소련이 경쟁적으로 발사한 위성 장비다. 지난해 1월 지구에 추락한 러시아 화성탐사선 '포브스 그룬트'가 대표 사례다.
우주쓰레기를 치울 방법은 없는가. 우주의 역습이 엄습해 오고 있다.

joosik@fnnews.com 김주식 논설위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