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제품 출시 때마다 '지각 출시'로 비난을 샀던 애플 '아이폰'과 구글 '넥서스' 스마트폰이 국내에 조기 상륙하면서 국산폰 판매에 직격탄을 날릴지 주목되고 있다.
특히, 국내 이동통신사들이 전작과 달리 고사양과 저가로 무장한 구글 '넥서스5' 유통에 적극적으로 뛰어들면서 연말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의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1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애플 최신 전략폰인 '아이폰5S'와 '아이폰5C'는 2차 출시 일정에 따라 지난 달 25일 국내에서 출시된 데 이어 구글과 LG전자의 합작폰인 넥서스5도 지난 1일 온라인 판매를 시작하면서 국내 제조사들을 긴장시키고 있다.
최근 보조금 규제 등으로 위축된 국내 스마트폰 시장 상황에서 이들 고성능 외산폰들의 진출이 예상보다 빨라지면서 시장 경쟁을 더욱 악화시킬 것이라는 우려다.
제조사 한 관계자는 "'아이폰4S'를 기점으로 국내에서 아이폰 판매가 한풀 꺾였지만 그래도 아이폰5S·5C 판매량이 연내 50만대는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큰 타격은 아니더라도 아이폰이 작년보다 빨리 출시돼 국산폰에 악재가 되는 건 사실"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아이폰5'는 1차 출시 이후 2개월여 뒤인 지난해 12월 초에야 국내에 들어왔지만 50만대 정도의 판매량을 기록했다.
KT 관계자는 "구체적 수치를 밝힐 순 없지만 골드 색상을 중심으로 아이폰5S의 판매 속도가 아이폰5 초기보다 약간 앞서고 있다"고 전했다.
넥서스5도 지난 1일 구글 플레이를 통한 온라인 판매에 이어 이통사 출시까지 앞두면서 국내 제조사들에 악재가 되고 있다.
KT 관계자는 "15일 예약 판매, 21일 정식 출시 일정으로 진행할 계획"이라며 "출고가는 구글 플레이의 공단말기 가격과 비슷하거나 조금 낮은 수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SK텔레콤도 넥서스5를 늦어도 다음 주 안에 출시하기 위해 준비 중이다.
전작인 넥서스4는 지난해 11월 LG전자 프리미엄 모델인 '옵티머스G'급 성능에도 반값으로 출시돼 해외에서 폭발적인 반응을 일으키며 국내 출시 여론이 들끓었다. 하지만 구글이 차일피일 국내 출시를 미루면서 7개월 뒤인 올 5월에야 선보여 시장에서 찬밥 취급을 받았다. 이 과정에서 이통사들도 넥서스4 출시를 검토했다가 포기하기도 했다.
하지만 넥서스5는 공개 직후 국내 출시가 이뤄지면서 시장의 관심이 뜨거워지고 있다. 넥서스5는 구글 최신 운영체제(OS)인 4.4 킷캣을 최초 탑재했으며, 12.6㎝(4.95인치) 초고화질(풀HD) 디스플레이로 해상도가 445ppi(인치당 픽셀수)에 이른다. 퀄컴 스냅드래건800 프로세서 등 성능은 LG전자 최신폰 'G2'와 비슷하다. 다만, 2300mAh 일체형 배터리에 800만 화소 카메라는 다른 프리미엄폰들에 비해 약점이다.
그럼에도 넥서스5는 뛰어난 가격경쟁력으로 충분히 시장성을 갖췄다는 평가다. 최신 안드로이드 OS와 프리미엄급 사양에도 가격은 구글 플레이 기준 16GB가 45만9000원, 32GB가 51만9000원이다. 32GB 기준으로 최신 프리미엄 국산폰들인 삼성전자 '갤럭시노트3'가 106만7000원, G2가 95만4800원, 팬택 '베가 시크릿노트'가 99만9000원인 점을 감안하면 반값 수준이다.
이통사 한 관계자는 "넥서스5는 지각 출시에다 3세대(3G) 모델로 나왔던 넥서스4와는 분명히 시장의 반응이 다를 것"이라며 "다만, 침체된 시장을 되살릴 파괴력은 아니라서 안드로이드 진영의 경쟁만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cgapc@fnnews.com 최갑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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