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출신 안무가 이디트 헤르만은 이 작품의 영감을 쿠엔틴 타란티노 영화 '킬빌' '씬시티'에서 얻었다고 말한다. "내 작업은 설교나 교육이 아니다. 일상적인 현상과 장면만을 보여줄 뿐"이라는 게 그의 지론이었다. 그는 이스라엘 클리파 시어터 예술감독을 지냈다.
이디트 헤르만의 작품이 국립현대무용단의 해외안무가 초청작으로 무대에 오른다. 22일부터 24일까지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서 공연될 '증발(Into Thin Air)'이다. 감쪽같이 사라진 무언가를 표현한 제목이다. 무대는 마술쇼에서 사라진 그 무엇을 찾는다. 미래를 추구하다 현재를 잃어가는 현대인의 공허함, 현대사회의 억압된 욕망의 탈주 등을 담고 있다.
미역, 다시마, 10원짜리 동전, 플라스틱 칼, 하이힐 같은 일상생활의 사물들이 소품으로 등장한다. 주변의 이미 존재해온 이미지를 빌려 세상 읽기를 다시 시도하겠다는 의도가 깔려 있다. 김도현 등 9명의 무용수는 영웅, 마술사, 미래를 보는 스님 등 과장되면서도 비현실적인 캐릭터로 나온다. 만화 같은 인물들을 통해 블랙 코미디의 진한 맛을 무용에 녹여낸다. 3만∼5만원. (02)3472-1420
최진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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