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부동산일반

SH공사 강남권 미분양 수두룩..이유는?

이정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3.12.09 20:47

수정 2013.12.09 20:47

#. 내년 3월 서울 세곡2지구 입주를 앞두고 있는 직장인 조모씨는 분양받은 아파트와 최근 인기리에 분양된 인근 아파트를 비교해본 후 속이 상했다. 조씨가 분양받은 세곡2 보금자리주택지구 아파트(전용면적 114㎡) 분양가는 7억5000만원인데 비해 최근 완판된 송파 대우건설 푸르지오 파크하비오(116㎡)의 평균 분양가는 8억원이었기 때문. 조씨는 "아파트값이 불과 5000만원 밖에 차이나지 않는데 SH공사가 지은 아파트는 싸구려 자재가 사용돼 내부에서 큰 차이를 보였다"며 "입주예정자 대다수가 공통된 의견이어서 SH공사에 물어보고 항의하려 해도 홈페이지에 올린 글을 지우는 등 무대책으로 일관해 더욱 답답하다"고 토로했다.

■"같은 면적 민간과 분양가 비슷..자재는?"

SH공사가 지어 공급하는 아파트가 제값을 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같은 면적의 민간 아파트와 비교해봤을 때 비슷한 분양가에도 자재가 형편없다는 주장인 것이다.

9일 세곡2지구 3·4단지 입주자회 등에 따르면 견본주택에 전시된 세곡2지구 아파트 바닥재의 경우 최근 주로 사용되는 강마루가 아닌 강화마루다. 입주자회 관게자는 "열전달 문제나 층간소음 등으로 점차 선호도가 떨어지는 강화마루가 사용된다"며 "이뿐 아니라 최근 분양되는 아파트에서는 공용면적에 주로 LED 전구가 사용되는데 이 아파트의 경우 일반 형광등이 사용된다"고 지적했다.

실제 SH공사가 최근 분양한 아파트 중 대형은 미분양이 속출하고 있다. SH공사는 미분양된 이들 아파트를 지난달 28일부터 선착순 청약을 받고 있다.
세곡2지구 3·4단지에서는 전용 101·114㎡ 284가구, 내곡지구 3·5단지에서는 전용면적 101·114㎡ 총 78가구가 대상이다. 마곡지구에서는 2·3·4·15단지에서 전용 114㎡ 총 290가구가 선착순 공급된다. 세곳 모두 중대형 물량으로, 일부는 분양가가 8억원대를 넘어설 정도로 높은 편.

SH공사 관계자는 "(지난달 28일부터 시작된 선착순 분양 이후) 아직은 많이 분양되지 않는 편"이라며 "추가 혜택이 주어지면 잘 되겠지만 강남권은 입지가 좋기 때문에 결국 다 팔릴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SH공사가 아파트를 비싸게 팔아 과다한 분양수익을 올리고 있다는 지적은 자주 있었다. 지난 10월 서울시 국정감사에서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이노근 새누리당 의원은 SH공사가 강남 세곡지구 아파트의 경우 가구당 2억5000만원, 은평뉴타운도 가구당 1억4000만원 등 이익을 거뒀다고 지적한 바 있다. 이 의원은 SH공사가 아파트 분양사업에서 2조원의 막대한 이익을 취했다며 "지방공기업이 서민 아파트를 지어 많이 남겨 먹었다는 비판을 면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질타한 바 있다.


■SH공사 "지원 안받는 민영 아파트"

SH공사측은 세곡지구의 비싼 분양가와 관련, 84㎡의 초과 물량은 민간 아파트이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SH공사 관계자는 "파크 하비오의 경우 민간분양시장이 어렵다보니 파격적인 가격에 분양한데다 현재 미분양된 84㎡의 초과 물량은 사실상 국민주택기금 등의 지원을 받지 않는 민영아파트로, 일반주택과 분양가에서 큰 차이가 없는 것이 당연하다"고 말했다.


이어 "SH공사 아파트는 후분양(공정율 80% 시기 공급)을 해 선분양하는 민간 아파트와 자재 트렌드 측면에서 시차가 있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nvcess@fnnews.com 이정은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