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투자증권 패키지(우리투자증권·우리아비바생명·우리금융저축은행·우리자산운용) 매각 본입찰이 16일 마감되면서 공적자금관리위원회도 고민에 빠졌다. 공적자금 회수 극대화를 위해 우리투자증권만 매각할지 아니면 민영화를 최대한 추진하기 위해 매각 건수를 더 늘릴지를 놓고 공자위 내부에서도 논란이 가중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우리투자증권 패키지 매각 본입찰에 NH농협금융지주와 KB금융지주, 사모펀드(PEF)인 파인스트리트가 참여한 가운데 이들이 써낸 가격 중 패키지 매각가격보다 우리투자증권의 단독가격(경영권 프리미엄 반영 가격)이 더 높다면 공자위에서도 공적자금 회수 극대화와 민영화 극대화 중 선택을 해야 한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은 우리투자증권 패키지 입찰 가격을 개별가격과 패키지 전체 가격을 모두 제시하도록 하면서 '최저가격제(장부가격 이하 입찰에 대해 입찰을 허용하지 않거나, 감점을 주는 것)'를 적용해 패키지 전체 가격과 개별매각 중 어느 쪽 가격이 더 높은지를 비교키로 했다.
자산가치가 높지 않은 우리아비바생명과 우리금융저축은행 등으로 패키지 전체 가격이 예상가, 특히 우리투자증권의 개별매각 가격보다 더 낮게 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우리투자증권은 경쟁자들이 많아 경영권 프리미엄을 30% 이상 붙일 수 있는데 우리아비바생명과 우리금융저축은행을 패키지로 묶는다면 오히려 패키지 가격이 낮아져 경영권 프리미엄 효과가 떨어진다는 이유에서다.이 때문에 공자위 내부에서도 논란이 일고 있다. 공적자금 회수 극대화가 우리금융 민영화의 최우선 가치인 만큼 높은 가격에 우리투자증권과 자산운용만 매각한 후 우리아비바생명과 우리금융저축은행은 자산가치를 높여 나중에 팔자는 의견과 한 곳이라도 더 매각해 우리금융 민영화의 진전속도를 높여야 한다는 의견이 대립하고 있다.
공자위 내부사정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일부 공자위원들이 매각 개수를 늘리자고 주장하지만 공적자금 회수 극대화를 생각한다면 헐값매각 시비를 피하기 위해서라도 가격을 높여야 한다는 게 중론"이라며 "우리금융 내부에서도 헐값에 매각할 경우 이사회에서 배임 문제가 발생하기 때문에 우리아비바생명과 우리금융저축은행 매각에 대해 곤란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4개 계열사의 장부가는 △우리투자증권 1조367억원 △우리아비바생명 1029억원 △우리금융저축은행 2100억원 △우리자산운용 675억원 등이다. 우투증권의 경우 현 시가에 30% 정도 경영권 프리미엄이 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금융은 우선 헐값매각 시비를 피하기 위해 최저가격제를 적용했다. 즉 인수 후보들이 제안한 우리아비바생명.우리금융저축은행의 가격이 장부가격에 미치지 못하면 이 차액을 패키지 총액 제안가격에서 제하고 후보들을 평가하게 된다. 이 경우 우리투자증권 인수를 원하는 후보자들은 쉽사리 이들에 대해 장부가격 이하로 가격을 적어내기 어렵고, 또 우리투자증권 인수를 위해 우리아비바생명과 우리금융저축은행의 가격을 높게 써낼 경우에는 고가인수 시비에 휘말리게 된다.
공자위는 우선 후보자들이 써낸 입찰 가격을 보고 판단하겠다는 입장이다. 공자위 및 우리금융 측은 입찰 가격 등에 있어 중대한 변수가 없는 한 20일 우투증권 패키지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한다.
일단 금융권에서는 금융지주사인 KB금융과 NH농협금융이 어떻게 써냈느냐에 따라 우리투자증권 패키지 매각 성사 여부가 결정날 것으로 보고 있다. 파인스트리트는 인수 후 추가로 부담해야 하는 비용 때문에 입찰에 소극적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미래에셋자산운용과 키움증권이 우리자산운용 개별 입찰에 참여했다.maru13@fnnews.com 김현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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