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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의자’ 공유, “김수현-탑보다 다큐스러운 간첩” [인터뷰]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3.12.19 16:31

수정 2014.10.31 09:17



“액션공유 보고 싶으신 분들께 추천”

선한 눈망울, 따뜻한 미소, 부드러운 목소리 등으로 ‘밀크남’의 대명사였던 공유가 영화 ‘용의자’로 첫 액션에 도전하며 거친 ‘상남자’로 변했다. 늘 주변에 온기가 맴돌 것만 같던 그가 이번에는 무척이나 차가워졌다.

최근 서울 종로구 팔판동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진행된 스타엔과의 인터뷰에서 공유는 몸은 고됐지만 마음은 고된 적이 없었다며 결과에 상관없이 과정에 대한 만족스러움을 드러냈다.

◇ ‘꽃미남 간첩’의 계보..“김수현-탑 사이 가장 다큐스러워”

‘용의자’에 앞서 2013년 하반기 개봉한 ‘은밀하게 위대하게’, ‘동창생’ 역시 남파 공작원을 소재로 다뤘다. 특히 ‘은밀하게 위대하게’에는 김수현, 박기웅, 이현우가 ‘동창생’에는 빅뱅 탑이 등장하면서 남파 공작원 대신 ‘꽃미남 간첩’이라는 수식어가 따라다녔다.


올해 마지막으로 ‘꽃미남 간첩’의 계보를 장식할 이가 있으니 바로 공유. 극중 그는 단 3%만이 살아남을 수 있는 훈련을 완수한 최정예 특수요원 ‘지동철’ 역을 맡아 모두의 타겟이 된 채 자신의 타겟을 쫓는다.

‘꽃미남 간첩’이라는 수식어에 몸서리를 치던 공유는 “그 카테고리에 나를 넣어주는 것만으로도 감사할 뿐이다. 내가 김수현과 탑 사이에 끼이다니 두 분의 팬들이 속상할 것 같다”며 “세대도 다르고 그 친구들한테 미안하다. 꽃미남이라는 말도 이제 듣기 부담스럽고..”라고 겸손한 발언을 하며 쑥스러워했다.

이내 그는 ‘지동철’만의 특징에 대해 “캐릭터로 따졌을 때 가장 다큐스러운 인물이다. 분명 영화이기에 비현실적일 수밖에 없지만, 현실적인 느낌을 주고자 노력했다”고 소개했다.

아울러 “사람들에게 익숙한 공간들에서 액션신과 카체이싱신을 찍은 것도 관객들에게 조금 더 현실적으로 와 닿게 하기 위함이었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9월 900만 이상의 관객을 동원한 영화 ‘관상’에서 수양대군으로 분한 이정재는 스타엔에 이리상에 부합하기 위해서 ‘내셔널지오그래픽’이 담은 늑대의 잔악한 모습을 참고로 했다고 밝힌 바 있다. 공유 역시 동물원에서 재규어를 직접 관찰한 것이 큰 도움이 됐단다.


(사진=이준현 기자)

그는 캐릭터를 분석하는 과정에서는 작은 것들에도 의미를 부여하게 된다더니 “동물원에 ‘재규어를 봐야지’하는 마음으로 간 건 아니었고, 갑자기 동심에 이끌려 가게 됐다”며 “우연의 일치치고는 재밌었던 건 맹수들 중 유일하게 재규어만 끊임없이 유리관 밖을 돌아다녔다는 사실이다. 30~40분을 눈싸움하며 관찰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이어 “재미 삼아 했던 일이었는데 갔다 와서 재규어의 몸집에서 우러나오는 느낌, 걸을 때마다의 실루엣 등을 생각하게 됐다. 감독님께서 재규어다움을 요청했을 때 막연했다면, 직접 본 다음에는 비주얼적인 면에서 도움이 됐다”고 에피소드를 공개했다.

◇ 여성팬 아닌 ‘지동철’ 위한 다이어트

드라마와 영화 모두 남자 주인공의 상반신 탈의가 서비스 차원에서 등장하곤 한다. 하지만 ‘용의자’에서는 사뭇 다른 느낌이다.

물론 개봉 전 스틸 컷, 예고편 등을 통해 공개된 ‘지동철’ 공유의 상반신 탈의로 여심이 술렁거리긴 했지만, 직접 영화로 접하면 상바신 탈의가 단순한 눈요기가 아닌 분노, 외로움 등 감정들이 담겨 있음을 알 수 있다.

공유에 따르면 ‘용의자’ 속 상반신 탈의는 ‘지동철’이라는 캐릭터를 표현하기 위한 연장선에서 이루어진 것이란다.

여성 팬들이 상반신 탈의에 환호하는 것은 충분히 이해한다던 그는 “영화를 제작하는 입장에서는 그럴 의도가 아니었지만, 관객의 입장에서는 결과적으로 ‘공유 몸 만들어줘서 고맙다’라고 할 수도 있다. 하지만 분명한 건 몰입도를 떨어뜨릴 수도 있는 서비스 컷은 아니었다”고 강조했다.

또한 ‘용의자’ 촬영 전 혹독한 운동과 식이조절을 병행한 것도 상반신 탈의신이 있기 때문이 아니라 ‘지동철’이 되기 위함이었다고.

굶은 사람과 호화롭게 음식을 먹은 사람의 눈빛은 다르다고 운을 뗀 공유는 “허기진 육식동물의 눈처럼 약간 날카로워 보였고, 광대가 패이면서 ‘지동철’이 혹독한 훈련을 겪는 상황 속에 잘 맞아 떨어졌다”고 흡족해했다.


(사진=이준현 기자)

무엇보다 ‘용의자’의 명장면으로 꼽히는 교수대신에서 이러한 것들이 극대화됐다며 “남들과 어울려 먹을 수 없는 외로운 나날들이 자연스럽게 나를 ‘지동철’화시켰다. 어느 날 운동하다 거울을 봤는데 한 번도 본적이 없는 눈빛이더라. 이 눈빛이 베이스가 된다면 캐릭터를 설명할 때 수월하겠다는 생각으로 이를 악물고 다이어트했다”고 프로패셔널한 면모를 보였다.

째려보면 눈으로 마실 수 있을 만큼 맥주가 가장 그리웠다는 공유는 촬영이 끝나자마자 집으로 뛰어가 맥주를 마셨다고 비화를 귀띔하며 인간적인 면도 드러냈다.

◇ ‘용의자’의 브랜드화..“감독님의 잠재력 궁금..꼭 하고 싶어”

‘런닝맨’의 신하균, ‘동창생’의 탑 등은 다시는 안 찍고 싶을 만큼 액션물이 힘들었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하지만 이와 달리 공유는 ‘용의자’의 속편 제작에 대한 욕심을 내비쳤다.

자신도 영화가 끝나면 당연히 다시는 하고 싶지 않을 줄 알았다던 공유는 “다시 안 할 이유는 없더라. 함께하는 사람들에 대한 믿음만 있으면 더한 것도 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만큼 촬영 과정이 너무 좋았다”고 감독과 스태프들를 향한 두터운 신뢰를 뽐냈다.

이번 ‘용의자’가 잘 돼서 이후 속편까지 제작, ‘지동철’이라는 이름이 ‘007’ 시리즈의 제임스 본드처럼 브랜드화된다면 가문의 영광일 것 같다고.

기대에 가득 찬 표정의 공유는 “‘용의자’가 브랜드화되고 그 속편에 다시 주인공으로 등장한다면, 배우로서 되게 매력적인 작업일 것 같다”며 “할리우드의 10분의 1도 채 안 되는 자본으로 ‘용의자’ 정도의 비주얼을 구현한 감독님이 재정적으로 여유로워졌을 때의 잠재력도 궁금하다”고 희망사항을 늘어놓았다.


뿐만 아니라 ‘집으로 가는 길’, ‘변호인’과 대결구도를 형성하게 된 것을 두고 “액션 장르가 오락영화로서의 기능이 있으니 ‘용의자’는 다양한 연령층이 즐길 수 있을 것 같다”며 “액션공유에 대한 애정이 있다면 봐주시길 바라는 마음이다”고 ‘용의자’의 강점을 꼽았다.

전도연과 송강호를 넘어설 수 없다고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던 그는 “좋아하는 분들이랑 같은 달에 영화를 개봉, 극장가 골라 보는 재미의 한 축이 된다는 것만으로도 영광이다”고 소감을 말하며 활짝 미소를 지어 보였다.


한편 공유를 비롯해 박희순, 조성하, 유다인 등이 출연하는 ‘용의자’는 ‘세븐데이즈’의 원신연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으며 오는 24일 개봉을 앞두고 있다.

/파이낸셜뉴스 스타엔 image@starnnews.com이미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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