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인비(25·KB금융그룹· 사진)가 올해의 여자 선수로 거론되지 않았다고…."
미국 골프 전문매체 골프채널이 AP통신이 발표한 '올해의 여자 선수' 선정 결과에 이의를 제기하고 나섰다. 30년 이상의 골프 취재 경력을 가진 골프채널의 베테랑 기자 랜덜 멜은 27일 '올해의 여자 선수 결과는 이해할 수 없다'는 제목의 칼럼을 썼다. AP통신은 여자테니스 세계 랭킹 1위 세리나 윌리엄스(미국)를 올해의 여자 선수로 선정했다고 26일 발표했다. 윌리엄스는 올해 메이저 대회에서 2승을 포함해 투어 대회에서 11승을 거둬 시즌 상금 1238만5572 달러(약 131억원)를 벌어 여자 테니스 사상 시즌 최다 금액을 경신했다.
또 지난 2월에는 세계 랭킹 1위 자리를 되찾으며 역대 최고령 세계 1위의 업적을 세우기도 했다. 하지만 멜 기자는 "박인비는 1950년 베이브 자하리아스 이후 63년만에 시즌 개막 후 메이저 3연승을 거뒀고 역대 여자 골프 사상 세 번째로 한 시에 메이저 3승을 기록했다"며 "비록 메이저 4연승인 그랜드슬램 달성에는 실패했지만 박인비가 거둔 성과가 올해의 여자 선수 3위 이내에 들지 못했다는 사실은 도저히 이해하기 어렵다"고 일갈했다.
AP통신은 기자단 투표 결과 윌리엄스에 이어 미국여자프로농구(WNBA) 선수 브리트니 그리너가 2위, 미국 수영 선수 미시 프랭클린이 3위에 올랐다고 밝혔다. 득표 수는 윌리엄스가 96표 가운데 55표, 그리너 14표, 프랭클린 10표 순이었다. 이에 반해 박인비의 득표 수는 알려지지 않았다. 멜 기자는 "박인비가 올해 이룬 성과는 윌리엄스의 그것보다 더 역사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며 "2년 연속 상금왕과 한국 선수로는 최초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올해의 선수가 되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물론 시즌 상금액에서 박인비는 윌리엄스의 5분의 1수준인 245만6619 달러(약 26억원)를 벌어 들였으나 이는 선정의 절대적 기준이 될 수 없다는 게 랜덜 기자의 입장이다. 멜 기자는 "WNBA 신인 그리너는 화려한 덩크슛 실력을 뽐내기도 했지만 왼쪽 무릎 부상 때문에 정규리그 34경기 가운데 7경기에 결장했고 올스타전도 뛰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또 "프랭클린 역시 런던올림픽 금메달리스트지만 올해는 올림픽이 열린 해도 아니다"라고 박인비의 성과가 이들에 비해 결코 뒤지지 않다고 주장했다.
멜 기자는 "윌리엄스와 그리너, 프랭클린이 상위에 선정된 것은 이들이 모두 미국 출신이어서 박인비에 비해 지명도가 상대적으로 높았기 때문"이라며 "하지만 안니카 소렌스탐(스웨덴), 로레나 오초아(멕시코) 등이 이 상을 받았던 것을 떠올리면 박인비의 결과는 여전히 이해하기 어렵다"고 AP통신의 투표 결과를 비난했다. 그러면서 그는 "여자골프가 여자테니스나 WNBA, 올림픽보다 사람들의 관심을 덜 받는다는 것도 하나의 이유일 수 있다"고 추론하면서 "여자 프로골프는 판을 키워줄 스타 파워가 아직 부족한 것인지도 모른다"고 기사를 매조지했다.
golf@fnnews.com 정대균 골프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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