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청은 지난해 11월 중순부터 연말까지 약 50일 동안 서민을 상대로 한 '악성 사기범'을 집중단속해 557명을 체포하고 이 가운데 172명을 구속했다고 5일 밝혔다.
악성사기 피해자는 6707명이었고, 피해액은 3650억원으로 집계됐다.
범죄 유형별로는 고수익을 보장하겠다고 속여 투자금을 갖고 달아나는 투자사기 범죄가 전체의 19%로 가장 많았다.
돈을 빌리고 잠적하는 차용사기(16%), 물건을 팔겠다고 속이고 돈만 받아 가로채는 물품사기(13%), 부동산 관련 사기(7%) 등이 뒤를 이었다.
대출을 빙자해 수수료 등을 가로채는 방법으로 650명의 서민을 등친 사기범이 검거되기도 했다. 경기 안산단원경찰서는 지난해 11월 말 은행 직원이라며 650명에게 저금리로 대출해주겠다고 속이고 수수료 명목으로 5억1800여만원을 가로챈 사기범을 붙잡았다.
부하직원 10명으로부터 "어머니 암 수술비를 빌려주면 인사 고과를 잘 주겠다"고 속여 9억4000여만원을 빌려 도박자금 등으로 사용한 경기도의 한 공장 작업반장도 덜미를 잡혔다.
일부 피해자는 직장 상사의 부탁을 거절할 수 없어 마이너스통장을 개설하거나 사채업자로부터 대출을 받기도 했다.
충남 아산경찰서는 지난해 12월 중순 종중 소유의 땅을 팔아 마련한 2억7000만원을 가로채 경마 등에 탕진한 종중 회장을 구속했다.
고급 중고 외제차를 사 주겠다면서 46명으로부터 매입대금 35억5000만원을 받아 가로챈 경우도 있다.
경찰 관계자는 "사기범들은 고급 외제 승용차, 명품 등을 마련해 사업가 행세를 하고 재력을 과시하는 경향이 있으므로 외형에 현혹돼서는 안 된다"며 "남의 말을 듣고 투자하거나 돈을 빌려주기보다 직접 현장에 가보고 관련서류 등을 철저히 확인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blue73@fnnews.com 윤경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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